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반기 평가와 발전과제 의정포럼
하승수 제주대교수 “지역현안 일방통행 막는 유일한 길”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자치 시·군 및 기초의회 폐지로 그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집행부 견제기능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치입법권의 확대와 의회 사무처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 의원들 스스로의 이해충돌가능성 배제 노력 등을 통한 의회 내부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의회는 30일 오후 4시 한라수목원 자연생태체험학습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반기 평가와 발전과제’를 주제로 제21차 의정포럼을 개최했다.

▲ 제주도의회는 30일 오후 4시 한라수목원 자연생태체험학습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반기 평가와 발전과제’를 주제로 제21차 의정포럼을 개최했다.ⓒ제주의소리
# “입법활동 전에 비해 ‘활발’…주민참여 활성화 조례 제정엔 다소 미흡”

이날 의정포럼에서 하승수 제주대 교수(법학부·변호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되면서 자치입법권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들도 논의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전반기 의정활동을 통해 입법 관련 활동은 활발한 편이었다”면서 “의원발의 건수가 전에 비해 상당히 증가하고, 가결 건수도 높아진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 하승수 제주대 교수.ⓒ제주의소리
하 교수는 “그 결과 2008년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선정한 제4회 우수조례 시상에서 단체대상과 개인대상을 받는 등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와 같은 주민들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조례 제정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움 점”이라고 꼬집었다.

# “비대해진 집행권력, 이에 못 따라가는 의회의 견제·감시자 역할”

정치적 대표기능 및 집행부 견제·감시기능과 관련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 교수는 “특별자치도에서는 ‘집행 권력의 비대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정은 중요 정책 추진과정에서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를 통해 도민사회에 갈등을 초래하기 쉽다”면서 “때문에 의회는 집행부의 독선과 전횡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제주MBC의 여론조사결과(2007.9.11)를 예로 들며 “도의회의 도민의견 수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49.1%)가 긍정적인 평가(34.1%)보다 훨씬 높게 나온 점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같은 지역사회의 뜨거운 현안들에 대해 집행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추진을 견제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의회 신뢰성 높일 수 있는 영리겸직 금지 제도화 등 내부혁신 필요”

제주도의회의 내부운영과 관련해서는 “제주도의가 지난 2년간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몇가지 윤리적 논란이 일어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도의원의 이해충돌과 관련된 의혹(영리겸직 제한) △도의원 해외연수(외유성 논란) △원 구성을 둘러싼 논란 등을 꼽고는 도의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혁신을 주문했다.

하 교수는 도의회의 권한강화 및 기능 활성화 방안으로 자치입법권의 확대 및 의회에서의 위증에 대한 처벌규정 명시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하 교수는 △의회 사무처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 및 사무처와는 별도의 가칭 ‘입법정책처’ 설치 △의회 스스로 이해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의원윤리 강화 및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전반기 평가와 발전과제' 주제로 열린 제주도의회 제21차 의정포럼에 참가한 의원들. ⓒ제주의소리
# “도민의 편에서 무엇이 옳은지 고민해야…시민사회·전문가들과 활발한 공론 필요”

하 교수는 특히 “의회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철저한 사전검증 없이 추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정책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연구하고, 도내의 시민사회·전문가들과 활발한 공론의 장을 형성함으로써 무리한 정책, 현실성 없는 정책들이 나오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이보다 앞서 ‘특별자치도의회 출범 2주년 의정 성과 및 과제 보고’를 통해 다양한 현안해결을 위한 의정활동 강화, 내실있고 효율적인 회기 운영,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열린 의정활동 구현, 자체 의정역량 강화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반면 △의원 입법활동 강화 △정책자문위원 보강 △의원 개별활동 지원 △공무 국외여행 대책 △위원회 운영의 효율성 증대 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며 해결과제로 꼽았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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