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의원, 김용하 의장 본회의장 입장 저지 소동
박희수 “개인의견 수렴 않고, 무소속·민노당 완전 찬밥”

▲ 후반기 상임위원회 배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김혜자 의원(민주노동당)이 2일 오후 본회의장에 입장하려는 김용하 의장을 가로막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제8대 제주도의회 후반기 원 구성이 교섭단체를 구성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나눠먹기’로 진행, 민주노동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철저하게 소외되면서 결국 ‘승자독식’으로 끝났다.

제주도의회는 당초 2일 오전 10시 제251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및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회 배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본회의는 오후 2시로 연기되더니, 수차례 정회를 거듭하며 진통을 겪었다.

오후 4시 개회에 앞서서는 민주노동당 김혜자 의원이 김용하 의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가로막으며 “민노당이라서 이러는 것이냐, 여성의원이라서 이러는 것이냐”며 상임위 배정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2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어렵사리 본회의가 시작됐지만 3명의 의원이 5분 발언을 신청, 원 구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방문추 의원은 “원 구성이 전혀 원칙 없이 진행됐다. 전반기에도 양보하면서 상임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이번에도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이 안됐다”면서 “의원 개인의 의사가 전혀 반영이 안되는 원 구성이 어디 있느냐”고 성토했다.

김혜자 의원도 “의회에 들어와서 이렇게 실망을 해 본적이 없다. 원 구성에 들어가기에 앞서 영리겸직 금지와 전반기 상임위 가급적 배제 등 2가지 원칙을 세운 점에 기대가 높았다”면서 “하지만 상임위 배정은 소수당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정회를 한 뒤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박희수 의원은 “열심히 일할 수만 있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의회에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 원 구성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실망했다. 의원들이 평소와는 달리 너무 살벌해졌다”면서 “까놓고 말해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21명이다. 과반에서 1명이 더 많은 것뿐이지만 상임위원장 5석을 가져가버리고, 민노당 1명 의원은 교육위원회로 배치해버렸다. 해도 너무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또 “저도 과거에 여러번 해봤다. 이런 식의 원 구성은 처음”이라며 “개인 의원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무소속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힘이 있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어디 있냐. 처지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용하 의장은 회의 시작 20여분만에 다시 정회를 선언하고, ‘냉각기’를 가진 뒤 오후 5시30분쯤 다시 회의를 속개, 원안대로 의결 처리했다.

이에 김혜자 의원은 의장석까지 올라가 의결 강행에 거세게 항의했다.

발언권을 얻은 김혜자 의원은 “강요 아닌 강요로 원 배정을 했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의회가 죽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면서 “의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동료 의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소수당 의원을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회의 위상을 높이고, 원칙을 지키는 의회가 됐으면 한다”고 거듭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제주도의회는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 의회운영위원장에 강원철, 행정자치위원장에 장동훈, 복지안전위원장에 임문범, 환경도시위원장에 문대림, 문화관광위원장에 박명택, 농수축·지식산업위원장에 한영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제주의소리>

<상임위원회별 위원, 굵은 글씨는 위원장>

의회운영위원회 = 강원철 고점유 문대림 박명택 임문범 장동훈 한영호
행정자치위원회 = 장동훈 강창식 고봉식 고충홍 신관홍 오옥만 현우범
복지안전위원회 = 임문범 강원철 김미자 김도웅 방문추 박희수
환경도시위원회 = 문대림 오종훈 위성곤 하민철 한기환 허진영
문화관광위원회 = 박명택 강문철 김수남 김순효 오영훈 오충진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 = 한영호 김완근 김행담 안동우 양승문 좌남수
교육위원회 = 구성지 김혜자 양대성 김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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