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 JDC아카데미서 글로벌 사고전환 역설

▲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은 한국경제성장의 가장 큰 장애요소로 '우물 안 고래'식 사고를 꼽았다. 이희범 회장은 8일 제주를 찾아 JDC글로벌아카데미 제16차 강좌에서 '한국경제 위협요인과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열강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은 우리 국민들의 ‘우물 안 고래’ 식 사고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8일 제주에서 ‘한국경제의 위협요인과 선진화 방안’이란 주제 강연에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사고의 전환을 적극 주문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김경택)가 이날 제주상의 국제회의장에서 마련한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16차 강좌’에서 이희범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인 해외투자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사업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JDC글로벌아카데미 강좌에서 열강중인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 회장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화하면서 국가간 무한경쟁은 물론 지역 내 협력과 결속을 강화하는 FTA가 거미줄처럼 형성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FTA 체결을 적극 확대, 이를 기회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지역협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 신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역설한 것이다.

특히 이 회장은 “한-칠레 협상을 비롯한 한-싱가포르, 한-EFTA, 한-ASEAN 협상이 발효 중이나 한-미FTA는 아직까지 비준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크지만 우물 안에 갇혀있는 지금의 우리 사고로는 ‘글로벌’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고 성장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한국경제의 위협요인을 크게 일곱 가지로 꼽았다. 그가 말하는 한경경제 7대 위협요인은 △삼고(三高)와 삼저(三低)의 병(病) △사회 양극화 문제 △경직된 노사문화 △변화에 뒤떨어진 교육 △무너지는 무역흑자 기조 △반기업 정서와 기업에 대한 규제 △‘우물 안 고래’ 식 사고 등 일곱 가지다.

그는 “우리는 불과 10년 전에 외환이 부족해서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1995년에 1만불 소득을 달성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부자가 된 듯한 착각을 했고, 1996년에는 세계에서 29번째로 부국들의 클럽인 OECD에 가입했다”면서 “그러나 그 이듬해인 1997년 12월7일, 우리 한국은행 금고에는 외화가 39억불밖에 없었고 불행히도 우리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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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당시 기업들의 문어발식 기업경영을 외환위기의 주요한 원인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기업의 패러다임은 선단식 소위 말하는 문어발식 기업경영이었다”며 “예를들면 자기자본 100원을 가지고 남의 자본을 자기 자본의 서너배 이상 꾸어다가 회사를 운영했는데, 이를 테면 재벌들이 조선과 자동차.건설.전자 등등 여러 가지 업종을 모두 운영하면서 한쪽 회사가 적자가 나면 흑자 회사에서 적자회사를 메워주었다”고 비판했다.

▲ 제8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의 7대 위협요인을 제시하고 이의 극복을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그는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고 나서야 이 선단식 경영이 낡은 패러다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1998년 한해에만 2만3000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고, 30개의 은행 중에서 절반 이상이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을 뿐만 아니라 30대 재벌 중 16개 재벌이 무너졌다”고 당시 경제에 미친 엄청난 악영향 결과를 회상했다.

이 회장은 또 “1940년 수출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수출순위가 세계 100위였다. 당시 아르헨티나가 7위, 필리핀이 40위였지만 그로부터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무역규모와 수출액 기준으로 세계11위(외환보유고 기준 세계 6위)로 올라섰다”면서 “필리핀과 아르헨티나가 아직도 40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수출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압축 성장해온 한국경제는 이제 작지만 강한 나라로 세계 속에 확실하게 인식돼 있다”고 강조했다.

▲ JDC 글로벌아카데미 제16차 강좌 전경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그러나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고속성장은 이제 고임금.고지가.고유가 등 삼고(三高)와 저성장.저소비.저고용 등 삼저(三低)의 병(病)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과 그밖에도 사회양극화 문제, 경직된 노사문화, 뒤처진 교육, 무역흑자 축소, 반기업 정서와 기업규제 분위기 등의 한국경제 발목을 잡고 사면초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집중 문제제기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글로벌 트랜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명제가 아닌 당연한 명제이고, 글로벌과 거리 먼 ‘우물 안 고래’ 식 사고로는 경제강국을 실현 할 수 없다”며 “글로벌 인재양성, 과학기술의 혁신, 기업하기 좋은 환경, 글로벌 정신이 기초한 희망과 비전이 있는 사회 등이 선진한국을 위한 아젠다”라고 제시했다.

한편 이희범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동대학원 행정학을 거쳐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박사, 호서대 행정학 명예박사를 취득했다. 제1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산업자원부 차관보, 제3대 산업자원부 차관, 제7대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제8대 산업자원부 장관, 한미경제협의회 회장, FTA 국내대책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역임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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