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총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공무원노조 탄압 규탄!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20일 오후 3시 동문로터리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는 강봉균 본부장, 전교조 이석문 지부장, 주민자치연대 김상근 대표, 공무원노조 조합원 등 1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총파업을 벌인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자치단체.경찰의 무차별적인 탄압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 구호 외치는 공무원노조 조합원들.
강봉균 본부장은 “공무원노조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자치단체에 해임.파면 등 중징계를 내리라고 지침을 내리는 등 강경책만 쓰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26일 총파업을 앞두고 공무원노조와 끝까지 함께 연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사에 나선 김상근 대표는 “15년전 전교조 사태와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는 것 같아 ‘역사는 되풀이 되는 것’ 같다”며 “노무현 참여정부가 권위주의 정권과 다를 바 없이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3권 등 노동기본권을 요구하는 공무원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공무원노조는 제주본부 명의로 제주도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제주시지부 조합원이 낭독한 호소문은 “저희는 오욕과 굴종의 캄캄한 밀실에서 뛰쳐나와 정의와 진실이 살아 숨쉬는 희망의 광장으로 달려가고 싶다”며 “하지만 비리의 온상이 돼 왔던 정치권과 고위공직자들은 공무원노조의 노동3권을 제한하고자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무시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손발을 묶으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사무실 앞에 진을 친 경찰. 수백명이 당사주변을 에워쌌다.
이어 “재갈물린 몸은 희망을 만들어낼 수도 없고, 공직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없앨 수도 없다”며 “ 공무원 노동자들이 올곧은 노동기본권을 취하는 것은 우리들의 문제만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고통받고 신음하는 모든 민중과 함께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소문은 “공무원은 정의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려본 적이 없는 부끄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지난 역사속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제주도민 여러분은 저희에게 조금만 따뜻한 눈길로 보아주시고,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 민주노동당 당사 앞에서 김영철 본부장을 구호로 격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두 가지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첫째는 지난 4일부터 16일째 민주노동당 제주도당 사무실에서 거점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영철 본부장이 전화를 통해 ‘투쟁사’를 연설.

두 번째는 동문로터리에서 시청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는 중에 김영철 본부장이 거점투쟁을 벌이는 민주노동당 당사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었다.

▲ 화답하는 김영철 본부장.
김영철 본부장은 ‘전화 투쟁사’에서 “공무원노조의 파업투쟁 때문에 ‘국가기강이 문란해진다’ ‘철밥통들이 무슨 파업’ ‘경제가 어려운데 공무원이 왜 날뛰냐’ 등 비판적인 소리가 높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정부와 보수 수구 언론이 만들어내 거짓 말장난에 우리 국민들을 호도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공무원노조는 우리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패한 권력을 없애고 공직사회의 개혁을 위해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국민에게 참봉사를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 나선 것”이라며 “공무원노조 14만 조합원과 제주본부 1700여 조합원이 힘을 모아 반드시 올바른 공직사회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김영철 본부장과 함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민주노동당 당사 주변에 전투경찰 수백명을 배치해 놓았다.

게다가 제주경찰서 한공익 서장까지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 한공익 제주경찰서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김영철 본부장이 당사에서 얼굴을 내밀자, 한 서장이 2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공무원노조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당사 밖에서 '공직사회 개혁'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 등 구호를 외치며 김영철 본부장의 거점투쟁을 지원사격했다.

김영철 본부장 또한 당사에서 고개를 내밀어 같이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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