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장로 당선으로 교회는 심판대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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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제주그리스도인 모임 2차 기도회

서경석 목사가 주도하는 '기독교사회책임' 소속 9000명의 목사가 10일 '촛불집회 중단호소문'을 발표하며 이명박 정부를 두둔하고 나선 가운데, 제주에서는 기독교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모여 이명박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바로 잡기위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평화를 위한 제주그리스도인 모임은 10일 저녁 8시 제주시 노형동 소재 늘푸른교회에서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정훈 목사(늘푸른교회, 기장), 송영섭 목사(서림교회, 기장), 고남수 목사(제주땅새롬교회, 예장 통합), 박동신 신부(대한성공회 제주교회) 등 성직자들과 기독교 평신도들이 참여한 이날 기도회에서 기독교인들은 최근 촛불 정국에서 나타난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을 꾸짖지 못하고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 교회의 현실을 개탄하며 참회의 기도를 올렸다.

이날 설교의 소재는 누가복음 17장의 내용이었다.

사도들이 "주님, 우리에게 더 큰 믿음을 갖게 해 주십시오"하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 채 뽑혀 바다에 심겨져라 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 …… 너희는 명령받은 것을 다 수행하고 나서 ‘우리는 아무 쓸모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라." (누가 17장 5-10절)
  

   
고남수 목사 기도회 설교를 담당했다. ⓒ 장태욱

설교를 준비한 고남수 목사는 "며칠 전 영화 <강철중>을 보았는데, 영화의 대사 가운데 '질긴 놈이 이긴다'는 대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고 운을 뗀 뒤 설교를 시작했다.

"성경에는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겨자씨는 작지만 그 안에 생명이 깃들여져 있습니다. 우리가 그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지금은 비록 초라해 보이지만 마침내 큰 역사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예수님이 구원사역을 위해 돌아다니던 시절, 세상에는 하나님의 율법을 설파하고 다니는 바리새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회칠한 무덤'에 비유했습니다. 바리새인들의 말은 번지르르했지만 그들의 말고 행동에는 생명을 향한 사랑이 깃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한국기독교가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오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대선 결과에 만족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은 우리 죽어가는 한국기독교를 꾸짖기 위해 심판대 위에 올리신 겁니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게 정부가 폭력을 동원하여 탄압하고 있고, 일부 무고한 네티즌들에게는 검찰이 출국금지조치까지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거기에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국민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편에 서서 촛불을 내려놓으라고 국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이유는 겨자씨만큼 작은 생명의 씨앗을 세상에 퍼트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 제주그리스도인들은 기도로써 이명박 대통령을 바른 길로 이끌어야합니다. 남이 안하면 우리가 해야 합니다. '질긴 놈이 이긴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계신 하나님께 자신을 드린다는 신념으로 함께 해야 합니다."

▲ 기도회가 끝났을 때 기도회가 끝나자 참여한 기독교인들은 토론회를 이어갔다.  ⓒ 장태욱

기도회를 마친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다과를 나누며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 나선 이들 중 송창권 장로(제주성지교회, 예장 통합)의 경험담이 관심을 끌었다. 송장로는 지난 토요일 개인적인 사정으로 서울에 갔었다. 일요일 아침에 숙소가 있는 여의도 근처에서 교회를 찾다가 눈에 띄는 대로 들어간 곳이 '임마뉴엘교회'(담임목사 김OO)였다.

그런데 예배도중 그 교회 목사가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은 사탄의 세력들"이라는 발언을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을 보고 적이 놀랐다고 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목사가 그런 설교를 해도 성도들은 "아멘, 아멘"하며 환호할 뿐 설교 내용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 보이더라는 것이다. 마치 자신에게 사탄이라 칭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함께 예배에 참여하기가 무척 거북했다고 말한 송 장로는 "저들이 진정 나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인지 의심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송영섭 목사 지난 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송영섭 목사는 작년 봄 강정해군기지 건설 계획에 반대하며 22일 간 단식을 이어 지역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 장태욱

한용길 집사(김녕교회, 예장 통합)도 "많은 목회자들이 사려 깊지 못한 말과 행동을 일삼기 때문에 교회가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며 "그런데 그 비난을 가장 앞서서 받는 사람들이 우리 평신도들이다, 평신도들은 항상 사회에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지난 7월 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 참여했던 송영섭 목사는 "서울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기독인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동료 목회자들을 교회가 아닌 광장에서 만나니 기뻤다"며 당시 소감을 간단히 말했다.

평화를 위한 제주그리스도인모임은 이후 제주에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힘을 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7월 17일 제헌절 기념일에 헌법을 지켜내기 위한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독인들도 이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평화를 위한 제주그리스도인 모임이 최근 촛불정국에서 시국기도회를 연 것은 7월 3일 이후 두 번째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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