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 성직자들 ‘해군기지철회’ 전격 합류
“늦게와서 미안하다, 원한다면 찬성주민도 만나 대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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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종교인들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전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을 천명함으로서 해군기지 건설갈등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도내 4개 종교인들로 구성된 제주평화종교인협의회 소속 성직자 30여명은 21일 해군기지 건설갈등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미래를 위협하고 마을공동체를 파괴하는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강정마을 주민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을 대표해 참석한 각 종교 성직자들은 이같은 공식 입장을 밝히고, 강정마을은 물론 도내외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가 협력해 해군기지 건설을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강력한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 소속, 도내 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 등 4개 종단 종교인들이 21일 강정마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본격적으로 함께 하겠다는 뜻을 공식 천명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평화를 위한 제주그리스도인 모임을 대표해 이정훈 목사(늘푸른교회 담임목사)는 이날 “너무 늦게 와서 미한하다”고 말문을 열고 “그동안 마음은 늘 함께 하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하지 못해 종교인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앞으로는 여러분들과 앞에 서서 해군기지 철회하는 그날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해 주민들을 숙연케 했다.

제주원명선원 회주 대효 스님도 “평화를 총칼로 지켜내자고 하는 것은 대단히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며 “칼로 이긴 자는 칼로 죽는다. 평화는 무기가 아닌 인간의 의지로 지켜지는 것이다. 제주해군기지를 반드시 막아내서 제주도와 강정마을이 아름다운 고장으로 지켜질 수 있도록 주민들과 고뇌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원불교 제주교구 사무국장 우세관 교무도 “원불교 또한 제주도가 생명과 평화의 섬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서는 절대 안되겠다”며 “강정주민들과 함께 투쟁하고 함께 해나가겠다”고 주민들을 격려했다.

천주교제주교구 중앙성당 임문철 주임신부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군축에 역행하는 처사이고, 군축 역행은 곧 평화의 역행”이라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가 군비확장의 각축장이 될 우려가 크다. 무력을 통해선 평화가 지켜지지 않는 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일갈했다.

▲ 이날 평화종교인협의회의 각 종교계를 대표해 해군기지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는 종교인들. 왼쪽부터 천주교 임문철 신부, 불교 대효 스님, 기독교 이정훈 목사, 원불교 우세관 교무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날 평화를 위한 제주종교인협의회는 ‘강정마을을 살리는 일은, 제주의 미래를 살리는 일입니다’라는 제하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정마을은 무려 6개의 보호구역으로 둘러싸인 제주 천혜의 고장”이라며 “만일, 이곳에 10만평에 가까운 바다를 매립하는 대규모 군사기지 건설이 진행된다면, 지난 수십 년, 제주 땅 곳곳을 파헤쳐 온 개발의 결과보다 더 큰 재앙으로 결과하고 말 것”이라고 밝혀 해군기지 건설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종교인협의회는 “아름다운 평화의 마을이 어느 날 갑자기 군사기지 건설 예정지가 되면서 아픔을 겪어온지 어느 덧 1년이 지나는 동안 이 마을은 형제간, 친족간, 이웃간 해군기지 건설문제를 사이에 두고 갈라지고 대립하는 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며 “작은 마을공동체의 평화를 해치고 주민들의 고통위에 올라선 기지건설이 과연 국가공동체의 안보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일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종교인협의회는 “만일, 이곳에 군사기지가 들어선다면 국가는, 해군은 그 열매를 얻게 될지 모르지만, 이 곳 사람들의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는 상처는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라며 “기지건설로 파괴되는 생명의 자연은 누가 되돌릴 수 있겠나? 군사기지의 건설로 동북아의 민감한 화약고로 제주가, 그 정점에 강정마을이 서게 되었을 때의 그 불안과 위험의 역사는 누가 풀어낼 수 있을가?”라면서 거듭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역설했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어 종교인협의회는 “도내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교계를 통틀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우리 ‘평화를위한제주종교인협의회’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그 동안 때로는 기도로, 때로는 저항으로 참여해왔다”며 “이제, 우리 종교인들은 오늘부터 강정마을에서 빼앗긴 강정마을의 평화를 되찾는 주민들의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고, 오늘 우리들은 이 곳 강정마을에서,  마을 곳곳에 생명과 평화의 기운을 다시 일으키고,  앞으로 마을의 주민들과 고통을 나누고 평화를 되찾는 일에 함께할 것”이라며 반대투쟁에 강력히 힘을 실을 것을 공식 선언했다.

끝으로 종교인협의회는 “평화의 섬, 제주는 허명이 아닐 뿐만 아니라 제주미래를 위한 소중한 역사의 선물이요, 사람과 땅과 이 섬의 온갖 생명을 살리고 미래의 제주를 살리는 시대의 대안”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한낱 허명의 추상으로만 치부하며 추진되는 군사기지의 도전을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강정마을의 빼앗긴 평화부터 찾아와야 할 것”이라면서 제주미래을 위협하는 해군기지 계획 전면철회를 위해 전면에 나설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한편, 이날 종교인협의회와 천주교제주교구평화의섬특위는 강정마을에 평화성금을 전달하고, 강정마을회가 추진중인 ‘제주도 평화순례’에 참여는 물론 강정마을에서 종교별 기도회나 미사, 법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들도 찬성측에서 원할 경우 만남을 갖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뜻도 밝혔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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