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해변축제, 24일 문학의 향기가 낭송되고 구연되고 음악의 선율 속에 녹아 흐르고

▲ 24일 밤 탑동에는 문학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면 ‘낭만의 밤’을 연출했다. 강통원님의 시 '제주도1'을 김향심씨가 낭송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2008 한여름 밤의 해변축제 5일째인 24일 탑동에는 문학의 향기가 은은히 퍼졌다. 때론 낭랑한 목소리로 시가 읋어지고, 때론 천의 목소리로 동화구연을 하고, 그러는가 하면 음악이 함께 더해져 '낭만의 밤'을 연출했다.

24일 한여름 밤의 해변축제의 주제는 '문학 그리고 음악이 함께 하는 낭만의 밤'이었다.

제주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의 트럼펫 연주로 막을 올린 문학의 향연은 영혼의 자유로움을 노래했다.

시원한 바람, 파도소리와 어우러져 낭송되는 시어들은 오늘 하루 만이라도 시인이고, 소설가이고, 문학 소년.소녀이고픈 참가자들의 가슴에 촉촉히 스며들었다.

▲ 솔빛별 가족으로 유명한 노명희씨가 직접 작곡한 '억새의 노래'(김순이 시), '사랑한다는 말'(향정형 시)과 '아침이슬'을 청중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6월말 퇴임한 김영훈 전 제주시장도 이날은 탑동에서 문학의 향연에 푹 빠졌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그대, 먼 하늘 끝
저녁 해에 걸린 구름 한 점
우릴 향해 두 팔 벌린 성자의 얼굴로
눈을 끔뻑거리며 노르탤지어로 서 있는
구름 같은 섬 한 점을 아는가.

저 흰 구름 속에서
지난 세월
천천히 숨 골라 쉬어야 했던
석양같은,
심장소리 같은,
갈기 바람 같은,
이별의 기울기로 저울질하던

탐라의 산천과
바다와
그 바다 내음과
그 내음에 취한 바다노을과
그 노을에 가늘게 떨던 보라제비꽃의
간절한 떨림을 그대 아는가.

그대, 대답하라.
그리고 나팔을 불어라.
외로운 섬의 파수꾼, 제주의 젊은 흔들이여,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인이여,
비록 지금은 시작일 뿐이지만
시작은 아름다운 실천이며 완성이다.
일어나 저 한라산의 큰북을 힘껏 두들겨라.
(강종훈님의 시 '그대, 일어나 나팔을 불어라)

▲ 강서정 강영아 최현숙 홍미순 고미자씨가 출연해 춤과 함께 김수영님의 시 '풀'을 색다르게 청중들에게 선사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김장선 홍미순씨가 문태길님의 시 '상상바위2'를 합송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이날 문학의 밤은 문학인들만의 축제의 장은 아니었다. 청중과도 하나가 된 문학의 향연이었다. 비록은 서툴지만, 처음 읊조리는 시어지만 용기를 내어 무대에 오른 청중은 이 시간 만큼은 시인이었다.

여기에 춤사위가 더해지고, 음악까지 더해졌으니...,

그렇게 한여름 밤 문학의 향연은 2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아쉬움을 뒤로 하며 끝을 맺을 수 있었다.<제주의소리>

▲ 24일 밤 탑동에는 문학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면 ‘낭만의 밤’을 연출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이날 문학의 밤에는 음악까지 어우러져 한층 멋을 더했다. 오현고 학생들이 출연해 김광석의 '일어나' 등을 열창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탑동해변공연장 주변에서는 시화전이 열려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이날 문학의 밤은 청중들과도 하나가 됐다. 관객이 무대에 올라 시를 낭송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