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통합적 지원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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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성매매는 기생관광과 뿌리 깊게 연계…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단속 필요

▲ 24일 제주시 열린정보센터 6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지역 성매매 실태와 이후 대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제주의소리
제주지역의 성매매는 기생관광과 뿌리 깊게 연관돼 있고 제주의 인구비례 성매매알선 사업체 수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여민회(공동대표 김영순·김영란)가 2004년 여성부 공동협력사업으로 추진한 ‘제주지역 성매매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현장상담센터와 성매매피해여성지원쉼터 ‘불턱’은 24일 오후 2시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제주지역 성매매실태와 이후 대안 마련을 위한 세미나’를 열어 제주지역의 성매매실태를 알리고 그에 대한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성매매실태조사는 도내에서 성매매 업소가 밀집된 지역의 위치, 유형별 업소수, 업소 유형별 영업형태, 성매매 피해여성의 피해실태, 탈성매매한 여성들의 욕구 등을 조사했다.

▲ 김경희 (사)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현장상담센터장.ⓒ제주의소리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경희 ㈔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현장상담센터장은 “1970년대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정부가 성매매를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묵인, 조장했다”며 “이 시기부터 제주에도 기생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요정이 생겨났으며 신제주를 관광지역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제주시 연동의 경우 제주지역중 성매매업소가 가장 많은 곳이 되었다”고 밝혔다.

성매매실태조사에 따른 제주지역 성매매의 특성을 보면 ▲기생관광이 여전히 뿌리 깊게 이뤄지고 있다 ▲변태쇼 등 퇴폐영업을 하는 업소가 많다 ▲읍·면 단위까지 성매매 업소가 널리 분포되어 있다 ▲신종 성매매업소가 급증했다 ▲인구비례 성매매알선 사업체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현저히 낮은 단란주점의 성매매화율 등이다.

관광요정을 통한 성매매 알선뿐 아니라 일본인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일반 가게에서마저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어 기생관광이 얼마나 뿌리 깊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김경희 성매매현장상담센터장은 “제주지역 성매매의 가장 큰 문제는 신종 성매매업소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휴게텔, 이미지클럽, 스포츠마사지, 전화방 등은 자유업으로 세무서에만 신고하면 타법에 의한 행정규제도 받지 않으면서 영업을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규제법률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일부에서는 관광객이 감소해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제주도 관광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된 후 외국인 관광객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는 3만32명의 외국관광객이 제주를 찾았으며 10월에는 3만9245명이 제주를 찾았다. 이중 일본인 관광객은 9월 1만291명, 10월 1만3691명이었다.

이를 근거로 김 센터장은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훨씬 이전부터 감소하고 있었는데 이는 국내 경기불황이 주 원인인 것 같다”며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다른 지역보다 신제주지역의 경기가 더욱 침체되고 있다는 것은 관광객이 줄어서라기보다 제주도민 가운데 성구매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제주지역의 성매매업소의 유형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방석집, 이용원, 안마시술소, 티켓다방, 보도방, 전화방, 외국인 전용 관광 요정 등이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도내 4곳의 관광요정이 모두 1개월 휴업에 들어갔으나 현재는 폐업신고 1곳, 휴업 1곳, 나머지 2곳은 영업을 재개했다.

제주시 연동·삼도동, 서귀포시 서귀동, 북제주군 한림리, 남제주군 표선리 등 도내 4개 시·군에 모두 성매매업소 밀집지역이 형성돼 있어 성매매의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줬다.

탈성매매한 여성들에 대한 욕구 조사에서 탈성매매 여성들은 국가의 정책적 지원으로 직업교육, 직업알선, 생계비 지원 등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희 센터장은 “성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법 집행 의지가 중요하다”며 “탈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효과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체계와 자치단체 차원의 성매매방지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제주의소리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성매매방지법 시행이후 제기되는 현장의 문제젼에 대해 “성매매방지법이 특별한 기간만 적용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이 시기만 넘기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04년 3월2일 제정된 ‘성매매알선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에관한법률’이 9월23일 이후 시행되고 있다”며 “이 법은 1961년 만들어진 윤락행위등방지법이 더 이상 변화하는 현실과 여성들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성매매문제에 대응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하여 성매매알선범죄를 엄중 처벌하고 성산업규모를 축소시켜 나감과 동시에 피해자를 적극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률”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성매매여성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온 현장단체들은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법은 여전히 자발과 강제로 이분화 해 보호법상 여성을 보호하도록 해 놓은 문제와 업소수를 줄여나가기 위한 행정처분조항이 빠져 있다”며 이를 성매매방지법의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현장상담소나 쉼터를 통한 상담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원시설과 쉼터 등이 턱없이 부족 실정”며 “성매매의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단속과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법 시행 이후에도 성매매피해 여성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처벌받지나 않을까, 업주에게 다시 끌려가지 않을까 두려워 자발적인 탈성매매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매매 여성들을 사회·구조적 피해자라는 사회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최인국 제주경찰청 여성기동수사대 팀장.ⓒ제주의소리
성매매방지법 시행 후 한달간 실시된 특별단속의 성과와 이후 대책에 대해서 최인국 제주경찰청 여성기동수사대 팀장은 “특별단속 기간에 제주에서는 17건에 대해 성매매업주 6명, 성수매남 10명, 성매매여성 10명 등 모두 34명을 검거해 이중 업주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전국적으로 실시된 특별단속의 결과를 분석해 봤을 때 성매수남 대부분이 20~40대의 회사원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으로 일부에서 성매매가 미혼남성의 성적욕구 해소를 위한 필요악이라는 주장이 불합리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매매피해여성들이 피해사실을 진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사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수사기법의 다양화 등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최 팀장은 성매매방지를 위한 향후 대책으로 ▲성산업 조직화에 대한 강력한 차단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해 인권유린 등을 행한 업주 강력 단속 ▲신고 및 제보사건에 대한 신속한 출동과 적극적인 조치 ▲성매매의 음성화와 신종 성매매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성매매 피해여성 무료 긴급의료지원센터 설치 등의 제안했다.

▲ 강봉훈 변호사.ⓒ제주의소리
도내에서 성매매피해여성에게 법률적 지원을 하고 있는 강봉훈 변호사는 “기존의 윤락행위등방지법은 성을 구매하는 남성뿐 아니라 성을 판매한 여성까지 처벌하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성매매방지법은 성매매여성을 ‘성매매피해자’로 규정해 처벌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기존 법률과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업주로부터 선불금 사기죄로 기소되는 성매매여성들에 대해서 법적 규정이 있었음에도 무효 판결이 내려졌던 것은 지난 9월3일의 대법원의 판결이 최초였다”며 “성매매방지법의 시행을 계기로 선불금 관련 채권무효 조항의 적용이 활성화 돼 성매매피해여성들이 사기죄로 처벌받는 예도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성매매피해여성들이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제기한 선불금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24일 업주가 사기죄로 성매매여성을 기소한 것을 청구포기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법적 규정이 있지만 선불금과 관련한 민사소송은 피해여성의 적극적인 변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경찰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을 펼치고 피해여성이 적극적 의지를 보이며 법조인들의 법률적 지원,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국가의 종합적 지원정책 등 각 분야에서 맡은 바 역할만 충실히 한다면 성매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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