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업체 참가, 200여명 모집…"요건에 맞는 인재 찾기 힘들다"

▲ 25일 오후 2시 제주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2004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구인업체에 대한 정보를 보고 있다.ⓒ제주의소리
한때 유행했던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청년실업이 40만에 이르는…” 시대를 넘어 지금은 청년실업인구가 6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바닥을 알 수 없는 경기 불황의 연속으로 인해 최악의 실업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구직자들에게는 취업의 기회와 다양한 고용정보를, 구인업체에는 참신한 인재 채용의 기회가 제공됐다.

제주도와 제주지방노동사무소, 제주지방중소기업청 공동으로  25일 제주도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2004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다 고향 제주로 내려온 강미연씨(28·제주시 연동)는 “면접을 볼 때마다 항상 최선을 다 한다”며 “높은 실업률로 인해 경쟁자가 많아 기대는 못하겠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면접 요령도 익히고 취업이 되면 더 없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미연씨는 제주에 내려온 후 1년 정도 취업준비를 하고 호텔관련업에 지원했다.

▲ 현장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구직자들.ⓒ제주의소리
참가 업체와 구인 유형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는 김희정씨(27)는 “여러 업체와 다양한 업종에 대한 정보를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도 “사전에 참가업체와 지원요건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도움이 더 됐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도내 구직자 1000여명이 대거 몰려 요즘의 취업난을 반영했다. 현장에서 지원업체를 선정하고 이력서를 작성하는 구직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날 박람회에서도 호텔신라제주, 해비치리조트㈜ 등 호텔·숙박업과 엘리시안C.C., ㈜제이인터내셔날 등에는 지원자가 줄을 이어 장사진을 이룬 반면 일부 업체에는 지원자가 없어 취업난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급여가 높거나 편한 일을 찾는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해비치리조트㈜의 오명학 총무 팀장은 “채용박람회라는 행사의 이름이 있어서 그런지 지원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업체에서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지원자들을 수준별로 등급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인터내셔날 관계자도 “채용 업체가 요구하는 이력이 경력 위주인지 신입 위주인지 구분해 지원하게 하는 시스템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지원자는 많지만 실제 업체 측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찾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 대기실에서 자신이 지원할 업체를 찾고 있는 구직자들.ⓒ제주의소리
현장에서 만난 정신지체장애인인 장동건씨(34·제주시 오라2동)는 “채용박람회라고 해서 왔는데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이런 곳에서도 장애인들의 채용기회는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이날 박람회에는 도내 중소업체와 관광관련업, IT관련업 등 모두 56개 업체가 참가해 208명의 인재를 모집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제주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업체들이 한꺼번에 200명이 넘는 직원 채용에 나선 것으로 제주지역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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