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번째 발생…50여명 병원치료, 시험 일주일 연기

▲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가검물.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제주제일고에서 180여명의 학생들이 구토.설사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 교육청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구토.설사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인 학교만 벌써 5번째. 지난 5월 오현고와 중앙여중, 9월의 중앙여고, 10월 노형교, 11월 제주제일고에서 집단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제일고 학생 181명이 26일 오전 설사.구토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제일고에서 지난 25일 점심과 저녁에 급식을 먹은 인원은 학생과 교직원 포함해 818명(3학년 제외). 이들은 저녁 10시부터 구토.설사 등 식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청은 정확한 발생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19건의 3일치 보존식과 지하수 등을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고, 제주시보건소에는 환자들의 가검물을 의뢰했다.

▲ 제주일고 학교급식 식당.
제주제일고는 25일 중식으로 만둣국, 유부숙주부침, 닭다리 튀김 등을 학교급식 반찬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오전부터 181명의 학생들이 설사.구토 등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고, 현재 53명의 학생들이 한라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제일고는 집단 식중독을 보이는 학생들이 다수 발생함에 따라 26일부터 시행하려는 중간고사 시험도 1주일 연기했다.

제일고 영양사는 “학교급식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식중독 증상이 학교급식으로 인한 것이기 보다는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이 군것질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이 잇달아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학교가 발생하면서 교육청 보건담당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오현고에서 발생한 환자들은 병원성 세균인 ‘클로스트리디움퍼프린젠스’로 밝혀졌고, 중앙여고는 ‘병원성 대장균’, 노형교는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었지만 정확한 감염원인과 경로를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보건담당자는 “예년과 달리 올해 들어 계속해서 일선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인력과 시스템으로는 감염원인과 경로 등을 밝혀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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