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은 피해 가능성 크다

▲ 일본현지의 감귤선과장. 일본과의 FTA 소식으로 감귤의 미래가 불안하기만 하다.

“일본감귤이 국내에 자유롭게 들어오게 되면 오렌지 수입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게 될 거라고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남제주군 남원읍 감귤농가인 김모씨(39. 농업)는 긴한숨을 토해내며 담배연기만 연거푸 뿜어댔다.

우리나라 최대의 감귤주산지인 남제주군 남원읍. 읍 단위로는 최고의 감귤생산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곳이다.

최근 들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내년 6월중으로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자 일부 농가들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불안감 섞인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김씨는 “지난번 제주농업, 열린토론회가 있어서 그곳엘 갔다가 처음으로 한-일 FTA에 대해 듣게 됐다”며 “일본의 가공용감귤이 상품용 제주감귤보다 품질이 좋을 정도 이니 일본의 상품감귤이 국내에 들어온다면 시장잠식은 불 보듯 뻔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내년 6월 정도에 협정이 체결된다고 하는데 이로 인한 대책마련은커녕 기본적인 여구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도대체 농정당국과 농협, 감귤농협 등에서는 무슨 일들을 하는지 생각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일본감귤은 제주감귤의 영세적이고 노후화된 선과장과는 달리 광센서를 이용한 비파괴선과기가 일반화 돼 있어 품질관리가 철저한 것이 강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감귤의 비파괴선과기를 통한 상품기준이 당도 12.5브릭스에 산이 1% 미만으로 설정돼 기준조차 제대로 없는 제주감귤과는 대조적이다.

인근 마을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김모씨(43. 농업)도 “일본은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5년전부터 국내시장조사를 벌이며 모든 준비를 다했다는데 우린 왜 항상 이렇게 뒷북만 쳐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감귤주산지에서 만난 농민들은 정부에서 미리 피해상황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연구를 하고 대책마련을 한 후에 해야 하는 게 원칙인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하는 게 문제라며 정부가 각종 지원책 등 대책마련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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