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지사, 도의회 정부부처 불특정 도민에게 불만 쏟아내

우근민 지사가 새해 벽두부터 의회와 정부 부처 등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공격적인 발언'은 우 지사가 회견 말미에 "새로운 사업을 하려면 일단 해보기도 전에 거부하거나 주춤거리게 함으로써 경쟁도시에 자꾸 뒤떨어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이런 일은 어쩌면 정치적으로 도지사를 견제하는 뜻은 될지 모르지만 제주 발전에는 크나큰 손해"라고 말한데서 비롯됐다.

이 발언이 지난해 항공사설립 예산 등을 삭감한 도의회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우 지사는 "의회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모슬포 우주센터, 화순항 해군기지, 케이블카, 항공사 설립 등 뭔가를 제안해도 연구는 제쳐둔 채 일단 반대부터 하는데 이번에 (그런 풍토를)바꿔보자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어떤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는 사람도 없다"고 누군가를 향해 불만을 드러냈다.

우 지사는 이어 "반대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런(정치적인)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정치적인 것 다 털고 제주도에 좋은 일이라면 우리가 먼저 찾아 나서자는 취지"라고 발언의 진의를 설명했다.

포문은 의회와의 바람직한 관계상을 묻는 질문을 받고서 본격적으로 열렸다.

"지난 연말 제주도의회에선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 일어났다"고 운을 뗀 우 지사는 "항공사·관광센터 건립예산을 전부 깎고 예비비에 갖다놨는데 예비비는 천재지변 등 예측 못하는 사업에 쓰라는 것"이라며 "예산회계법상 맞지도 않을 뿐더러 지금처럼 예산편성과 삭감의 기준이 없다면 앞으로 공무원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 지사는 "집행부가 예산편성의 방향과 중점사항을 제시해 의회에 제출하면 의회도 자체적으로 중요시하는 사안과 비교해 미약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순서인데 의회가 중점도 모르고 방향도 제시 안하고 예산을 깎아버리면 공무원들이 어떤 기준에 의해 예산편성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우 지사는 특히 "부산에선 2조~3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도 의회에선 1억원밖에 깍지 않았다"고 다른 지방 사례를 든 뒤 "그러나 우리는 도의회가 기분에 따라 들쭉날쭉하고 기준이 없다"고 공세를 계속했다. 그러나 우 지사는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이 "의회가 문을 연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갈등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일"이라고 불필요한 오해를 경계했다.

우 지사는 환경부를 향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결정을 아무런 말도 없이 미루기만 한다는 것이다.

우 지사는 "그 이유를 안다"며 "케이블카가 (한라산 생태계에 미치는)환경적 영향 때문이 아니라 이 문제로 너무 시끄럽기 때문"이라고 쏘아 부쳤다.

우 지사는 또 2005년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유치지 선정과 관련해선 정치적으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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