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대 총장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 교육계는 새해 벽두부터 제주도교육청 교육감 선거 비리로 선거를 두 번이나 치르는 등 전국적인 망신을 ‘톡톡히’ 당했고, 제주교대는 총장선거를 둘러싸고 교수들간 내분으로 7개월째 총장직무대리체제가 이어지는 등 올 한해 선거로 인해 극심한 파행을 겪었기 때문에 도민들은 ‘기대반 우려반’ 심정으로 제주대 총장선거를 바라보고 있다.

제주대 총장선거 역시 몇 번의 위기 상황이 있었다. 지난 8월부터 ‘술접대’ ‘골프접대’ ‘향응제공’ 등 각종 설이 터져 나오며 한때 혼탁.타락선거 분위기도 있었지만 교수회를 중심으로 선거시행규칙과 총장선거윤리강령을 마련해 어느 정도는 과열분위기를 잡을 수 있었다.

또 한 차례 고비를 넘기자 교직원 선거참여를 둘러싸고 ‘교수’와 ‘교직원’간의 마찰을 빚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교수 찬반 투표를 통해 1차 10%, 2차 7%, 3차 3%의 비율로 교직원의 선거참여를 인정했다.

지난 8~9일 총장입후보 등록을 마친 6명의 후보들은 10일 적격심사를 거쳐 기호 1번 강지용 교수(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자원학과), 2번 고유봉 교수(해양과학대학 해양학부), 3번 고충석 교수(법정대학 행정학과), 4번 오덕철 교수(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5번 고경표 교수(경상대학 무역학과), 6번 김태보 교수(경상대학 경제학과) 순으로 정해졌다.

각 후보들은 후보등록후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자 홈페이지를 개통해 △정책과 공약 △프로필 △연구실적 등을 내세우며 ‘사이버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총장임용추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강민수 교수)는 15일 1차 공개토론회 질의서를 공표했다.

선관위는 대학구성원들로부터 제시된 질의서를 바탕으로 △행정의 효율성 제고와 행정서비스의 질적 향상 방안 △시설 확충, 구성원 복지향상 등을 위한 재정 확보 방안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과 연구의 활성화 방안 △신입생 확보 및 우수 신입생 유치와 졸업생 취업률 제고 방안 △교수회 위상 설정 및 활성화 방안 △지역사회와 협력체제 구축을 통한 대학 위상 정립 및 경쟁력 강화 방안 등 총 6가지 항목을 공개했다.

선관위는 17일과 23일 오후 2시 국제교류회관 대회의실에서 한삼인 교수의 사회로 1.2차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1차 토론회는 미리 공개한 6개 항목의 질의서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지며, 2차 토론회는 상호토론 방식을 사용한다.

선관위 강민수 위원장은 “1차 공개토론회에서는 후보자 인신공격과 공정성 훼손이 우려되기 때문에 플로어토론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2차 토론회 역시 사회자를 중심으로 후보자간 상호토론이 이뤄지게 된다”고 밝혔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우려했던 ‘향응제공’이나 ‘금품살포’ 등 부정선거 시비는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몇몇 특정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 등이 간간이 제기돼 폭로전 우려를 낳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교수는 “교수 직선에 의한 4번째 선거인 이번 총장선거는 그동안 있어왔던 선거에 비해 아주 깨끗하게 치러지고 있다”며 “올해 있었던 제주교육계의 불미스런 일들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후보자뿐만 아니라 교수.교직원.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감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모씨(33.제주시 연동)는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4.15 총선.제주교대 총장선거, 6.5 재보선, 10.30 도의원 보궐선거 등 올 한해는 올 한해는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끝나게 됐다”며 “도내 유일의 국립대학으로서 그 위상에 맞게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가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수회는 ‘부정선거 고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3회 이상 경고를 받는 후보는 심사를 거쳐 후보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