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단계 항공업계 영향 ‘제한적’전망…항공주 한 때 ‘출렁’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제주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협약체결이 주식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시의 초점은 2년 후에 태어날 제주지역항공이라기 보다는 당장 이 뉴스가 항공업계, 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모아지고 있다.

17일 증시에서 대한항공은 애경그룹이 지역항공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 때 200원까지 내리며 출렁거리기도 했으나 “지역항공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이 나오면서 장 마감 직전 주가를 끌어올려 전일과 같은 1만8950원에 마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도 60원까지 떨어졌으나 결국 10원(0.28%) 떨어진 3550원에 장을 마쳤다.

여기에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한 몫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남권오 연구원은 “외형상으로는 국내에서도 저가항공사의 출현에 다른 제주노선의 경쟁심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부정적 영향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 부정적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남 연구원은 “국내 저가항공사의 출현은 이유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적자부분인 국내선 감축을 더욱 강화하고, 감축분을 중국, 일본 등 고수익 노선으로 전환시키고자 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오히려 수익성 개선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국내운임이 해외 저가항공사보다 낮으며, 정비능력과 조종사 등 인력채용의 한계점을 고려할 때 쉽게 (제주지역항공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며 “면허취득과정에서도 기존 항공사의 반발, 정부의 승인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학 LG증권 애널리스트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국내노선의 경우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고 있고 제주도 노선만이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새로운 항공사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갖출지는 모르겠지만 기존 항공사들은 이미 저가 운임으로 운항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기존 향 항공사의 주가에 일단은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제가 있었다.

기존 국내노선이 비수익 노선인 점에서 그리고 거대 항공사가 버티고 있는 항공업계에 제주지역항공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또 서울 노선 등에 뛰어 들 경우 양 항공사가 국내노선을 부분적으로 철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국제노선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다소 엉뚱한 분석이었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아직 회사를 설립하지도 않은 제주지역항공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증시가 제주지역항공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증시가 온갖 쓰레기 갖은 소문도 분석대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애널리스트들이 거대 항공사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미칠 제주지역항공사를 대상으로 첫 분석을 내 놓았다는 점만으로도 일단은 홍보효과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하나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양 항공사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을 인정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제주-서울 노선인 경우 제주지역항공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전체 좌석 공급의 5%. 5%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지역항공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증시의 이번 분석은 뉴스, 업계의 ‘동향’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이를 지역항공사의 성공가능성과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지역항공의 성공 가능성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미칠 영향은 역시 증시가 전망한 대로 면허취득과 조정사 확보, 그리고 시범운항이 시작되는 2006년 상반기에 가서야 보다 정확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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