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나눔' 참여한 자전거 마니아 김기남 씨아름다운마라톤에 자전거 7대 ‘행운’ 뜻으로 선뜻 기부

여기 자전거에 살고, 자전거에 죽는 이가 있다. 그러다 보니 '자전거로 밥 먹고 살게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이는 자전거 마니아 김기남(41. 코렉스자전거 제주일도점 대표) 씨. 그가 <제주의소리>와 탐라대학교, 아름다운가게가 공동주관.주최하는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행운의 숫자 ‘7’의 의미를 담아 자전거 7대를 대회 상품으로 기증했다.

▲ 김기남 대표. 자전거 마니아인 그가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며 '행운'의 뜻을 담아 자전거 '7대'를 기부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꼭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아름다운’ 대회니 만큼 대회 취지를 잘 살려서 앞으로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국제마라톤대회로 자리 잡길 바라겠습니다”

김기남 대표는 최근 제1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개최 소식을 접하고, 이번 마라톤대회가 서남아시아 수해재민들을 위한 ‘기부와 나눔’ 프로젝트라는데 큰 관심을 보이며 자신도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 나눔 행렬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22일 <제주의소리>와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 그렇겠지만 저도 어릴 적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했는데, 여러 가지 환경이 열악한 인도.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 지역의 어린이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며 “대회가 꼭 성공해 나눔의 대회로 정착했으면 하는 뜻으로 제가 드릴 수 있는 자전거를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시 도두동 바닷가 마을이 고향인 김 대표는 총각시절부터 자전거 숍을 운영했다. 이미 자전거 대리점을 운영하던 친형의 일을 도와주다 대학졸업 직후인 27살 때부터 자전거 숍을 직접 운영하게 됐단다. 벌써 16년째다. 처음엔 형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자전거 없인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천직이 된 셈이다.

그는 “옛날에 우리가 어렵고 못먹던 시절엔 자전거는 그저 교통수단 중 한가지로만 인식했지만 지금은 자전거가 건강한 삶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 결혼 8년차인 김기남 대표(41)와 부인 김현영 씨(39)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자전거 숍에서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8살 난 딸(채은)과 5살 난 아들(승현)을 둔 이 부부는 자전거의 두바퀴처럼 늘 함께 다니는 잉꼬부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김 대표는 자전거 동우회를 비롯해, 청년회 활동 등을 통해 틈나는 대로 마음 맞는 사람들과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가 활동하는 자전거 모임 ‘제주 이어도 MTB(http://cafe.daum.net/Yeardo )’ 회원들과 매월 정기적으로 정신지체장애인시설인 함덕 ‘아가의 집’을 찾아 장애우들과 자전거 라이딩을 펼치기도 한다.

“처음엔 장애인 친구들이 아가의 집 마당 안에서 자전거 타는 것도 무척 버거워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지더니 지금은 오프로드(비포장 도로) 라이딩도 가능해질 만큼 수준이 매우 높아졌지요.”

2년여 동안 꾸준히 장애인들과 함께 한 덕분이다. 그는 “내년엔 이어도 MTB회원들과 자전거로 중국횡단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장애인들과 함께 자전거 중국 오지 탐험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김 대표의 자전거 매장에는 손님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보물'이 하나 있다. 통나무를 이용한 자전거 거치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날 김 대표의 자전거 숍에서 만난 개인택시 기사 고태형 씨(제주 성산고성 MTB모임 회장)는 김 대표에 대해 “몇 년간 곁에서 지켜봐왔지만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서슴없이 도움주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며 “남들에 대한 배려와 늘 성실한 모습이 좋아 보이는 젊은 일꾼”이라고 칭찬했다.

김 대표의 좌우명은 ‘겸손하게 살자’란다. 그는 “장사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 중 한가지가 ‘겸손’이다”며 “이따금 다른 사람들과 융화되지 못하고 ‘튀거나’ ‘난 척’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겸손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더욱 절실해진다”고 말했다.

김기남 대표는 현재 제주시연합청년회 홍보실장과 봉사단체인 팔각회 상임부회장 등을 맡고 있고, 제주사대부고 1회 동창회장을 역임(2005~2008년 3월)하는 등 왕성한 활동 폭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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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연삼로(일도지구)에 위치한 김기남 대표의 자전거 숍 전경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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