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 환상의 코스 수놓은 이색 참가자들

기부와 나눔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은 달리고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나이와 국적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동행’에 함께 한 기부 천사들이었다.

▲ 마라톤대회에는 꼭 같이 참석, 골인도 나란히 하는 김종수.부덕순 잉꼬부부. ⓒ제주의소리
# ‘마라톤 금슬’ 김종수·부덕순 부부…“우린 언제나 같이 골인~”

마라톤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김종수씨(53·KT제주본부 가치성장2국장) 옆에는 항상 인생의 동반자인 부덕순씨(50)가 함께 한다.

“우린 뭐든 똑같이, 나란히 합니다”.

“나란히 들어오는 두 분은 어떤 사입니까”라는 기자의 ‘우문’에 돌아온 ‘현답’이다. 부부인 것도 모르고 워낙 사이가 좋아보여서 무심코 내뱉은 기자의 질문이었다.

김종수·부덕순 부부는 7년 전 제주에서 열린 한 마라톤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것을 계기로 언제나 함께 뛴다. 뛰다 지쳐 포기할 생각이 들 때면 서로 도닥여주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출발할 때와 같이 골인할 때도 나란히 들어온다.

김종수씨는 “우린 같이 뛰어야 힘이 나는 사람”이라며 “마라톤을 함께 한 뒤부터는 주위에서 부부금슬이 더 좋아졌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 벽안의 외국인도 함께 '아름다운 동행'에 함께 했다. ⓒ제주의소리
# “Jeju, very very wonderful!”…제주에 ‘뿅~간’ 벽안의 사나이

숨을 헉헉 대며 골인하는 마라토너들 사이로 유난히 키가 크고 파란 눈동자가를 한 이가 눈에 띄었다. 스코틀랜드 출신 Stuart Gribben씨(23). 다섯 달 전 제주와 인연을 맺은 Stuart씨는 ‘기부와 나눔’이란 대회 타이틀이 너무 좋아서 이번에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여했단다.

Stuart는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뛰는 게 힘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너무 좋았다”면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을 끼고 뛰어본 것은 처음이다.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tuart는 지금 도내 모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영어교사다.

▲ 제주 해안도로 코스가 너무 좋아 '춘마'도 포기했다는 강원도 토박이 필동만씨. ⓒ제주의소리
# “코스가 너무 좋아 ‘춘마’도 포기”…강원도 출신 필동만씨

“지난 봄 제주마라톤축제 때 뛰어본 이 코스가 너무 좋아서 ‘춘마’(춘천마라톤)도 포기했습니다”.

10㎞ 남자부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한 필동만씨는 강원도 출신이다. 필씨가 이번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를 결심한 것 뭐니뭐니해도 ‘환상적인’ 코스 때문이다. 그래서 마라토너들이 가장 뛰고 싶어 하는 ‘춘천마라톤대회’도 과감히 포기했다.

필씨는 “춘천마라톤 코스도 좋기로 유명한 데, 이곳은 너무 환상적이었다. 2위까지 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필씨는 또 “인터넷을 통해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소식을 접했다”면서 “기부와 나눔에 동참했다는 것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침 필씨 옆을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세계3대 오지마라톤을 완주한 송경태 전주시의원이 지나갔다. 이를 본 필씨는 송 의원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아는 사이냐”고 묻자 “제주의소리에 난 기사를 통해 접한 것뿐이지만, 인간승리를 일궈낸 송 의원과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 제주세무서 직원들은 '현금영수증 챙기기' 캠페인을 전개하는가 하면 아름다운가게에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제주의소리
# 우리는 홍보맨! …직장 알리기·각종 캠페인 마라톤대회장 적극 활용

제주세무서 직원들은 이날 ‘현금 영수증 챙기기’ 홍보물을 제작,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들 세무공무원들은 또 아름다운가게 장터에 십시일반 모은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또 단체T를 갖춰 입고, 자신들의 직장을 적극 알리는가 하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소속 참가자들은 최근 도민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제주공항 민영화’와 관련해 ‘공항 민영화 반대!’ 조끼를 입고, 무언의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날 대회에는 백발에 20~30대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한 노익장들과 촛불문화제 때 저력을 보였던 ‘유모차 부대’, 손을 꼭 잡고 뛴 노부부, 엄마 아빠 손을 참고 참가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대거 ‘기부·나눔 희망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 노부부 참가자가 환하게 웃으면서 나란히 골인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이 참가, 자녀들에게는 '기부.나눔'의 산교육장이 됐다. ⓒ제주의소리

▲ '아름다운 동행'에 나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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