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 월동지 보전 위한 워크샵, 심장병 어린이 위한 End & Start 2004

지난 토요일 제주 동쪽 마을에 있었던 일.

제주 저어새 월동지 보전을 위한 워크샵

하나는 저어새 제주 월동 지역 보호를 위한 국제 워크샵이 구좌읍사무소 다목적 강당에서 열렸다는 것입니다.

▲ 대만의 이춘쿠 활동가.ⓒ홍성직
워크샵의 제목에 붙어 있는 국제라는 말처럼 대만지역 저어새 월동지역 보호를 위해 유시 버클리 대학의 이춘쿠 연구원의 대만 지역 활동 소개가 있었는데 저어새에 대한 단순한 관찰 및 보호활동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월동하는 저어새를 보호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지역을 생태적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부에 제시하는, 우리보다 한 단계 앞 서 있는 저어새 보호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홍콩에서 저어새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홍콩지역 저어새 보호 활동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제주에서 열린 저어새 국제 워크샵을 통해 올해는 더 구체적으로 제주 저어새 월동지를 어떻게 보호 할 것인 지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벌어 졌습니다.
물론 저어새 월동지 탐방도 같이 이루어 졌습니다.

지금 지구상에서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천종의 생명체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2000 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가 월동을 위해 제주를 찾아 준다는 사실은 아직 제주가 그래도 환경적인 측면에서 손상을 덜 입었다는 말일 수도 있고 아직은 제주에는 희망이 있다는 얘기 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제주에서도 경제논리에 따른 개발로 인해 길이 뚫리고 숲이 없어지고
수 없이 많은 골프장이 만들어 지고 해안이 파괴되면서 저어새들을 비롯하여 하도의 철새들도 한번 떠난 후 다시 오지 않는 날이 언제 올지 알 수 아무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제주에도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새가 살수 없는 땅은 인간이 살기에도 어려운 곳이 되지 않을까 정말 걱정이 됩니다.

저어새의 생태 중 특이 한 점은 자기 몸에 어디 가려운 곳이 있으면 먼저 상대방에게 다가가 주걱 같이 생긴 주둥이로 자기가 먼저 상대방을 긁어 주는 아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인간이 저어새의 심성을 반만 닯았어도 지금처럼 살벌하지 않고 훨씬 살만한 사회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김민수 목사의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End & Start 2004'

같은 날 오후 3시 부터는 인근 종달 초등학교에서는 제주 토박이가 아니면서 제주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한사람인 김민수 목사님의 야생화 사진전과 음악회와 저서 판매를 통한 종달지역 심장병 어린이 돕기 위한 잔치가 열렸습니다.

종달 교회 교인은 물론이고 종달 초등학교의 선생님들 마을 주민 아이들 모두가 같이 나서서 잔치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내내 이념 논쟁으로 갈갈히 찢겨 봉합되지 않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만을 보아 왔는데 그래도 제주 땅 그것도 동쪽 한 귀퉁이 종달리에는 이웃을 먼저 걱정하고 가진 것은 적지만 나누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서 인간에 대해 식었던 가슴이 다시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음악회도 모두가 어우러진 잔치였습니다.
자선 음악회여서 다들 자발적으로 나서서 좋은 연주들을 보여 주었지만 가장 인기 있었던 출연자는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동네 꼬마 댄서였습니다.

물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이었지만 말입니다.

마침 이 자리에 손님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제주 KBS 이영재 아나운서가 이 아이의 댄싱에 감명을 받고
뛰어나와 같이 댄싱하고 감동을 나누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잔치에 참여하면서 이런 잔치가 제주의 여기 저기서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생각했습니다.

잔치의 하이라이트는 음악회가 끝날 무렵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등장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시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받은 까만 양말을 신고 있어
발이 더 따뜻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 자신 정말 오랜만에 어릴 적 맛보았던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맛보았고 아마 종달리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마음에 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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