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시장, 현대텔콘 말 문 열어...금주중 소환 대비

제주시-현대텔콘 커넥션 의혹과 관련해 김태환 제주시장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태환 시장은 12일 오전10시 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요금 언론에 자꾸 나오는 현대텔콘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지금 (현대텔콘과 관련해) 검찰이 조사중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오히려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릴 것"이라며 "검찰 수사와는 상관없이 정상적 업무처리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 같은 짤막한 이야기만 한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실을 떠났다.

현대텔콘과 제주시장의 유착의혹이 불거진 지 한달 여만에 김 시장이 말문을 연 셈이다.
그러나 김 시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검찰수사에 협조해 사실이 밝혀지도록 하겠다"는 극히 간략한 이야기 뿐이었다.

언론에서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 수사에 협조해 사실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함으로써 검찰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번 주 내로 김태환 시장을 소환해 각종 의혹에 대해 김 시장의 개입여부를 밝히는 마지막 단계의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그동안 현대텔콘 전 소유자인 장모씨와 현 소유자인 박모씨, 제주시 관련 공무원 4명, 그리고 하수처리시설 원인자 부담금 대납자 2명 등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끝마친 상태에 있다.

검찰은 김태환 시장에 대해 직권남용과 포괄적 뇌물수수혐의 적용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텔콘이 2억 2000만원의 원인자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주시가 준공허가를 내주게 된 배경에는 김태환 시장의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심증을 갖고 있다.

검찰은 당시 제주시 상하수도사업소장과 담당과장, 계장, 그리고 실무자 등 4명을 세 차례씩 불러 이와 관련한 조사를 벌였으며, 일부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무원들끼리 대질신문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2억 2000만원의 대납자에 대해서도 이미 조사를 끝낸 상태로 대납자와 제주시와의 관련성 여부를 추적하면서 포괄적 뇌물수수혐의가 적용 가능한 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대납자와 김 시장간에 포괄적 뇌물수수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 업자와 제주시 간에 거래(공사계약 또는 납품)가 있거나, 또 향후에 그 같은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정황 설정이 가장 우선시 된다. 이 같은 정황만 잡힌다면 김 시장이 직접 금품을 제공받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포괄적인 뇌물수수혐의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김 시장은 검찰 수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측근들에게 "업자로부터 결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시장이 자신의 결백에 대한 발언이 외부로 나갈 경우 오히려 검찰수사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삼가고 있다. 김 시장이 이날 기자실에 들어 밝힌 짤막한 대화 내용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무튼 김태환 시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김 시장의 사법처리 여부에 제주시청을 비롯한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정가가 숨죽여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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