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배의 야생 동식물의 천국 코스타리카 기행(1)

이 글은 교보재단 후원으로 야생동식물의 보고인 코스타리카의 자연생태관리와 환경교육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9월21일부터 10월 6일까지 환경전문가 일원으로 코스타리카를 방문한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팀장이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정상배 조사팀장은 세 차례에 나눠 코스타리카의 자연생태관리와 환경교육 실태에 대해 연재할 계획입니다. - 편집자주

(2004년 9월 22일)
나를 태운 비행기가 낮아지고 나지막한 산들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도시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산호세 도착을 알리는 기내방송이 들렸다.

▲ ⓒ정상배

제주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캐나다 밴쿠버로, 그곳에서 토론토로, 다시 코스타리카로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달래준 것은 하늘에서 본 눈덮힌 로키산맥과 쪽빛 카리브해의 명장면들이었다.

일행 4명과 함께 조촐한 공항에 도착하니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높은 나무 사진에 로프로 매달린 사람 모형이었다. 나중에 경험해서 알았는데 이곳의 대표적 관광상품의 하나인 케노피 투어(canopy tour)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매연같은 매캐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는데 알고 보니 매연과 활화산에서 나오는 유황이 섞여진 냄새가 난 것이었다.

비가 쏟아지는 저녁, 숙소로 향하는 도심은 한국차들을 비롯해 수 많은 중고차들이 너덜거리는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그들이 뿜어내는 매연은 나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동안 쌓인 피곤함으로 어느새 꿈속을 헤매이고 있었다.

▲ ⓒ정상배
(9월 23일)
아침을 알리는 것은 짹짹거리는 새소리들이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꺼번에 이처럼 많은 수의 새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 작은 나라에 전세계에 있는 새 종류 20% 이상이 살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저녁에 내리던 폭우는 간데없고 날씨는 화창하게 개어 있었는데 열대우림에서 우기시에 보이는 전형적인 기후형태라는 것이다.

첫날이라 탐색겸 도심지를 둘러보기로 하고 렌트카로 시내에 있는 인비오파크(Inbio park)를 방문했다. 이곳은 1998년부터 커피농장이었던 곳에 열대우림 식생과 동물전시관들을 인위적으로 조성한 곳으로 지금은 대표적인 환경교육장으로 탈바꿈 됐다.  영상관, 야외교육장, 국립공원관, 인공습지, 동물농장, 야생동물관 등의 시설을 갖춰 놓고 있어 볼 거리가 적지 않았다.

▲ ⓒ정상배
(9월 24일)
시외곽의 브라울리오 까릴리오 국립공원을 탐방하기로 했다. 공원은 4개 지구로 나뉘어져 있었고 작은 방문자 센터에서 입장료를 내고 정해진 코스를 따라 탐방하는데 적지않은 비용을 지불하면 가이드가 안내를 직접 해주고 있었다.

이끼류로 뒤덮힌 나무들과 나무같은 양치식물들로 뒤덮혀 하늘이 보이지 않는 열대우림숲과 그 안에서 공생하는 수 많은 동물들...., 영화 쥬라기공원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하는데 공룡만 없지 분위기는 중생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쉬움이 컸던 것은 정보와 프로그램, 시설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생태관광국가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런지 더 지켜 봐야 하겠다. [정상배 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팀장]

▲ ⓒ정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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