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오성 제주특별자치도 중소상인협의회 공동대표 13일 도내 최대 상인조직 출범…대형마트 ‘영업 단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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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 태산’이라 했던가. 동네 슈퍼마켓 주인아저씨도, 재래시장 과일가게 아줌마도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이 이제 생겼다. 골목상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이 한데 똘똘 뭉친 것이다. 목소리도 모으고 힘도 모으기로 했다. 한 목소리 같은 걸음으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에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제주도내 10개 상권 상인회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 중소상인협의회’가 13일 드디어 출범했다. 도내 주요상권 10곳의 10개 상인회가 참여한 제주도내 최대 상인조직이 탄생한 날이다.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중소상인협의회는 제주시민속오일시장 고객센터에서 창립기념식을 열고 재래시장 활성화와 골목상권 살리기 등을 통해 중소상인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흩어진 상인 조직을 규합해 조직화한다는 것이 그리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테다. 올초 상인협의회 구성 논의가 시작된 후 10개월 만이다. 산고(産苦) 끝에 출범을 맞았을 것이다. 초대 중소상인협의회 공동대표는 홍오성(제주도체인본부협의회 회장) 씨와 양승석(중앙지하상가 회장) 씨가 맡았다. 오랫동안 지역상권 활성화에 애써온 일꾼들이다.

▲ 홍오성 제주특별자치도중소상인협의회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출범식 직후 <제주의소리>가 홍오성 공동대표를 만나 제주도중소상인협의회의 청사진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홍오성 대표는 출범식에서 상인 회원들에게 “다시 한 번 해냅시다!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라는 의미심장하면서도 굳은 결의가 느껴지는 인사말을 건넸다.

홍 대표는 앞으로 상인협의회를 “골목상권은 물론 재래시장 상인 등 도내 중소상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회원들의 권리와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대형마트의 난립으로 더욱 궁지에 몰린 제주도 중소상인들을 위해서라도 10여개에 달하는 도내 대형마트들의 영업시간 단축과 매월 정기휴일 실시 등을 반드시 관철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와 도내 중소상인들과의 ‘상생’과 ‘공존’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뜻을 덧붙이기도 했다.

홍 대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위기 상황이 중소상인들에게는 더욱 더 높아진 은행 ‘문턱’을 실감하게 한다”며 “상인 한 사람의 돈은 코 묻은 돈일지 모르지만 2만여 회원들의 돈을 모으면 큰돈이 된다. 우리 스스로 금융기관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면서 신협이나 금고와 같은 제2금융기관 설립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중소상인협의회는 향후 중소상인들의 역량결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크게 ▲기금마련 사업 ▲공동물류 사업 ▲중소상인 금융기관 개설 및 운영 등의 사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도 ▲중소상인의 비용절감을 위한 사업으로 △주유소를 공동운영하거나 단체할인계약을 체결하는 방안 마련, △건물화재보험, 자동차보험, 자동차공업사 등 단체할인계약에 의한 비용절감,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을 통한 각종 정보(운영정보, 구인.구직 정보, 점포 임대차 정보 등)공유 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 홍오성 공동대표가 이날 성공적인 출범에 잔뜩 고무된 듯 활짝 웃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다음은 홍오성 제주도중소상인협의회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요지.

- 제주특별치도중소상인협의회가 드디어 산고 끝에 출범을 맞았다.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지금까지는 각 지역 상권별로 나름대로 목소리도 내고 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이젠 상인회 간 서로 ‘윈윈’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 제주도 체인본부협의회가 설립되고 난 후 뜻하지 않게 상인협의회 조직구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자생적인 상인들의 노력으로 오늘 출범을 맞게 됐다.

- 중소상인협의회가 도내 최대 상인조직이라고 들었다. 맞나.
= 그렇다. 현재까지 조직된 제주도내 상인조직 중에선 가장 큰 규모일 것이다. 노형동상인회, 동문공설시장, 동문수산시장, 수퍼마켓협동조합, 연동상인회,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중앙로상점가, 중앙지하상가, 체인본부협의회, 칠성로상점가조합 등 총10개 상인회가 함께 했다. 주요상권 10개 상인회가 조직을 꾸린 것도 아마 우리나라에선 이례적인 일일 것이다.

- 중소상인들의 권익증대를 위해 앞으로 어떤 주요사업들을 펼쳐나갈 건지.
= 우선 제일먼저 공동집배송단지를 만들겠다. 공동물류센터와 공동집배송이 가능한 단지를 조성하겠다. 도내 중소상인 2만여명들은 다 개별적으로 차량을 가지고 있다. 공동집배송단지를 만들어서 공동집하.공동배송을 시도한다면 물류차량도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면 가능할 것이다. 엄청난 비용절감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보험이라든지 각종 비용지불 등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가입하고 처리하던 것을 상인협의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하게되면 여기에서도 많은 비용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재래시장에 사용되는 각종 소모품을 규격화해서 공동구매하자는 얘기다.

특히 재래시장에선 지금도 신용카드 사용이 쉽지 않다. 이것은 시대를 쫓아가지 못한 매우 큰 핸디캡이다. 이런 문제도 우리 스스로 개선하자는 것이다. 사실 나이드신 재래시장 상인분들 한테는 이런저런 일들을 직접 하시라면 할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조직화된 상인협의회가 그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문턱도 여전히 중소상인들에게는 높다. 우리 스스로 (신협이나 금고 같은)금융기관을 만들 수 있다. 상인 한 사람의 돈은 코 묻은 돈 정도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상인회원들의 돈을 모두 모으면 큰 돈이 된다. 상인들을 위한 상인들에 의한 금융기관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다면 상인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밖에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예를 들면 2만여 중소상인들이 지금까지는 버려왔던 폐지를 매일 1KG씩만 모아서 배송차량 편에 돌려보낸다면 하루 20톤의 폐지를 자 원화시킬 수 있다. 어마어마하다. 작은 힘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해나가겠다.

▲ 홍오성 공동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도내 대형마트들과의 '상생'을 당면한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그 전제로 대형마트들의 '영업시간 일부 단축'을 반드시 관철시킬때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는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그동안 출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몇차례 대형마트를 향한 경고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나. 향후 대형마트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 것인가.
= 당연히 상생의 길을 가야 한다. 도내 대형마트는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인구 60만이 채 안되는 제주도에 대형마트(하나로마트 포함)가 10개 이상인 곳은 전국에서 제주도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상인들이 살아남으려면 한목소리를 내는 것 외엔 다른 길이 없다. 60만 인구가 어느날 갑자기 100만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형마트들도 골목상인들이 죽지 않게끔, 최소한 목이라도 축일수 있게끔 영업시간 단축은 반드시 수용해주어야 한다. 같은 선상에서 한달에 두 번 정도는 휴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런 요구는 반드시 관철되어야 할 과제다. 그렇지 않으면 중소상인들은 계속 고사되고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 끝으로 도내 중소상인협의회 회원들에게 인사 한마디 해달라.
= 우리의 설립목적은 제주경제 발전을 위해 중소상인의 역량을 결집하자는데 있다. 중소상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 우리 스스로 노력하여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오늘 창립기념식이 성대히 치러져서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 중소상인협의회의 주인은 중소상인 여러분 들이다. 작은 힘이 모여서 큰 힘이 된다. 다시 한 번 해내자. 우린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방법은 하나다. 적극 참여해 한목소리를 내달라.

▲ 창립기념식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상인대표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창립기념식 전경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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