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관장 모임에서 지검장에 선처 호소

우근민 제주지사가 도내 기관장 모임에서 제주지검장에게 현대텔콘 사업승인과 관련해 비리의혹을 받고있는 김태환 제주시장의 선처를 요청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자신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결정을 앞두고 있는 처지에서 소환조사를 앞둔 인사에 대한 선처를, 그것도 지검장 면전에서 요청하기가 쉽지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우지사의 이례적인 발언은 지난 12일 낮 제주시 칼호텔 18층에 자리한 중식당에서 나왔다. 9일자로 경찰청 총무과로 대기발령 난 배무종 제주경찰청장의 이임 환송연을 겸한 기관장 오찬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주인공'인 배무종 청장을 비롯 우근민 지사, 채수철 제주지검장, 부만근 제주대 총장, 강영석 제주상공회의소장, 국정원 제주지부장, 제주방어사령관, 기무부대장, 제주MBC사장, JIBS사장, 제주일보 사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제주지법원장과 KBS총국장, 제민일보와 한라일보 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행사장에 도착한 우근민지사는 식당 입구에서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다른 기관장들을 맞았고 때마침 식당으로 들어서는 채수철 지검장에게 듣기에 따라선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내뱉었다.

자신의 얘기를 먼저 꺼낸 우지사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나도 재판을 받고 있고 교육감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데 제주시장까지 문제가 되면 제주도가 대외적으로 얼굴을 들기가 힘들다"며 불쑥 제주시장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이에대해 채 지검장이 별다른 언급 없이 웃음만을 지어보내 더 이상 오찬장 화두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행사 뒤 참석자들이 이 발언을 놓고 설왕설래했다는 후문이다.

주변에선 이 발언이 도정을 책임지는 도백으로서 의례적으로 할수 있는 '립싱크'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그냥 나온 말이 아닐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현실에서 보듯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검찰의 사령탑에게 던져진 한마디가 앞으로 비리의혹의 중심에 선 김태환 제주시장에게 어떤 작용을 하게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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