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비대하고 렌터카 팽창…공예사업은 줄고 관광업체 갈수록 ‘영세’

제주의 관광산업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데다 음식점과 유흥주점이 지나치게 큰 기형적 구조로 성장하고 있다. 또 렌터카 사업체가 시장 규모에 비해 급격히 팽창하는 반면, 제주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관광민예품 업체는 갈수록 줄어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7일 발표한 '제주 관광산업의 사업체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2003년말 현재 제주도내 관광산업 사업체수는 1만5030개, 종사자는 4만7786명으로 제주도 전체 산업에서 35.7%와 28.2%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0년에 비해 사업체수는 12.2%, 종사자수는 15.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업체는 87만개로 27.2%, 종사자수 230만명 15.6%에 비해 제주의 관광산업비중이 전국평균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2000년에 비해 관광업체 증가율 7.9%, 종사자수 증가율 9.1%에 비해서도 제주의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2003년말 현재 제주도내 관광사업체는 관광민예품과 선물용품 등 소매업에를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렌터카 사업체의 급격한 팽창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03년말 현재 내국인 관광객수는 2000년에 비해 19.3% 증가에 그친 반면 렌터카 사업체수는 50.0%(34개→51개), 종사자수는 108.6%, 렌터카 등록대수도 48.5%나 늘었다.

이는 1998년부터 렌터카 사업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고 2001년에는 차량등록대수 기준이 100대에서 50대로 완화된 때문으로, 렌터카 사업체의 급성장은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업체의 재무구조 안정성을 저해하고 수익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렌터카 사업체의 신규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한국은행은 또 2003년말 현재 음식점업체서 유흥주점사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7.5%로 전국평균 6.1%에 비해서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제주지역 유흥주점 사업체수는 1541개로 인구 347명 당 1개로 전국 1287명에 비해 4배 정도 많은 수준이며, 2000~2003년까지 제주지역 인구는 2.0%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유흥주점은 11.8%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해외여행 자유화 및 가족단위 관광객의 증가 등 생활패턴의 변화로 제주라는 관광재화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과다한 유흥산업의 구조조정 및 관광산업의 체질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다.

이처럼 렌터카와 유흥주점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반면, 제주다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관광민예품과 선물용품을 계속적으로 줄고 있다.

관광용품 및 선물용품 등 소매업체는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10개 이상 계속 감소해 2000년말 222개였던 소매업체가 2003년에는 18.9%가 감소한 180개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관광민예품 및 선물용품 소매업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관광민예품 및 선물용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데다 신상품 개발이 미흡해 제주특산품 및 선물용품의 경쟁역이 약화된 데도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제주지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제주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명품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로 관광수입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제주관광산업의 문제점으로 도내 관광사업체가 너무 영세하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2003년말 도내 관광업체 1만5030개 중 법인은 500개, 3.3%에 불과하며 나머지 96.7%(1만4530개)는 개인사업체로 제주도내 전체사업체 중 개인사업체 비중(87.3%)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관광사업체 중 종사자 수가 10명 미만인 사업체 비중이 97.0%를 차지해 도내 전사업의 93.6%를 상회하고 있으며, 특히 종사자 수 4명 미만인 관광사업체도 89.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관광관련산업의 사업체 규모가 2000년 이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은 적은 자본으로도 창업하기 쉬운 오락 및 음식업종을 중심으로 창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도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품질의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형 경영마인드를 갖춘 업체의 시장 진입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유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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