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문광부 대표축제에 제주 또 ‘탈락’ 수모…들불·칠십리만 ‘예비축제’ 선정

▲ 2005년 문화관광부 예비축제로 선정된 북제주군의 정월대보름들불축제
제주의 축제가 200년~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지 못하는 또 한번의 ‘수모’를 당했다.

문화관광부가 27일 발표한 2005년도 한국을 상징하는 문화관광축제에서 연간 47개의 축제가 열리는 제주의 축제는 하나도 선정되지 않아 볼거리 없고, 즐길거리 없는 ‘동네잔캄로 전락됐다. 

문화관광부가 이날 선정한 문화관광축제에는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과 강진 청자문화제, 김제 지평선축제가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춘천 축제마임축제와 함평 나비축제, 금산 인삼축제 등 7개가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또 대구 약령시축제와 한산 모시축제, 보령 머드축제 등 8개는 지역육성 축제로, 그리고 아산 성웅이순신축제와 보성 다향축제, 연천 구석기축제 등 9개 축제가 유명축제로 선정돼
최우수축제는 2억5000만원, 우수축제는 1억5000만원, 지역육성축제와 유망축제는 각각 6000만원과 40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제주에서는 북제주군이 신청한 정월대보름들불축제와 서귀포시의 서귀포 칠실리축제만이 18개 예비축제에 겨우 선정돼 제주의 체면을 유지했다.

하지만 매해 47개의 축제가 열릴 정도로 ‘축제의 섬’이라고 자평하는 제주도가 문화관광부 주관의 문화관광축제에 3년 연속 선정되지 못하면서 제주축제 정책 전반에 대수술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와 4개 시·군에서 매해 여는 축제는 문화관광축제 9개와 스포츠이벤트 9개, 문화예술 이벤트 7개, 그리고 도새기축제와 방어축제, 한치축제 등 지역주민이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소규모성 이벤트 등 모두 47개가 연중으로 열리고 있다.

평균 일주일에 하나 꼴로 제주전역에서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하지만 문화관광축제 탈락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제주의 축제는 한결 같이 기존 80년대 이후 개발된 소모성 축제형태에서 탈피하지 못해 타 지역축제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으며, 관광 상품으로 연계시키는데도 역부족인 실정이다.

▲ 2005년 문화관광부 예비축제로 선정된 서귀포칠십리축제
제주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축제가 제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제주문화를 소개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관광상품화 하는데도 역부족인 상태에 있다.

대부분이 축제가 제주문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노래경연대회와 제주고유의 음식과는 상관없이 전국 어디에서든지 맛볼 수 있는 특색 잃은 음식, 그리고 각종 잡상인들만 들어서는 그야말로 ‘동네잔캄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제주축제가 처한 상황이다. 축제장이 북적거리긴 하지만 참가자들도 대부분 그 지역주민과 도민들뿐이며, 도외 관광객들이라고 해 봐야 그 시기에 왔다가 우연히 축제에 참가하는 수준으로 실제 축제를 보기위해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극히 드문 형편이다.

특히 문화관광부조차 내년부터는 전국에서 열리는 1200여개의 축제를 ‘선택과 집중’ 방식에 따라 소수의 축제를 집중 육성하고 있으나 제주도와 시·군은 오히려 숫자만 불리며 행정의 집중력만 떨어뜨린 채 제주 섬문화 축제 이후 제주를 대표할 축제 하나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축제가 47개라고 하지만 동네축제와 스포츠 이벤트 등을 제외할 경우 실제 축제는 30개 수준으로 북제주군 들불축제가 2001년과 2002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이후 전국적으로 경쟁이 너무 치열해 어쩌면 예비축제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제주지역축제연구지원단에서 해녀축제와 신화축제 등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1월쯤에서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축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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