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실타래만큼 복잡한 것이 인사다. 특히 고위직 인사는 더욱 그렇다. 자리와 직급에 맞게 배치해야 하기 때문인데,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서귀포시장을 포함한 올 연말 고위직 인사의 대폭 규모를 예고했다. 파견교육 대상자와 파견교육수료 복귀자들이 대거 포함된 내년 인사를 앞두고 ‘퍼즐맞추기’의 첫 수로 김 지사는 현을생 제주시 자치행정국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물론 특유의 ‘선문답’ 화법으로 툭 던진 한마디가 전부지만 시사한 바는 커 보인다. 김태환 지사는 24일 제주시청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친정이나 다름없는 제주시에 오셨는데 애쓰고 있는 시 공직자들에게 뭔가 선물하나는 풀어주고 가야할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제가 줄 수 있는 선물이라는 게 ‘인사’ 말고는 뭐가 있겠냐”고 짤막하게 응수했다.

김 지사는 이어 배석한 현을생 자치행정국장을 직접 가리키며 “현 국장같은 사람은 공직사회의 일꾼이다. 참 일 잘하는 여성공무원이고, 아까운 인물이다”며 극찬, 다음 인사에서의 이동 가능성을 적극 시사했다. 

이날 김 지사는 현을생 국장을 직접 거명한 ‘인사’멘트 말고는 특별한 언급을 자제한 채 기자들과 가벼운 담소로 식사를 마친 뒤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김태환 지사의 이날 발언은 서귀포시장 인사와 맞물려 서귀포 효돈 출신인 현 국장을 서귀포부시장으로 기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현 국장 스스로 “고향 서귀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뜻을 종종 비춰왔던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김 지사가 서귀포시장에 앉힐 인물을 이미 염두에 두고 투톱체제를 이끌어갈 나머지 콤비로 현을생 국장을 거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장은 현재까지 거명되는 인물들 중 조직 장악력은 물론 주민들과의 스킨십이 뛰어난 ‘젊고 파격적’ 인물을 기용할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도청 내부 공직자가 유력하다.

최근 김태환 지사는 도청 기자실에서 “다음 서귀포시장은 경제를 아는 인물이 적임자”라고 말한 것과 맞물려 민간 ‘경제전문가’ 발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돌출발언’이나 ‘돌출행위’ 리스크가 적은 내부 공직자 중에서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제주 공직사회 안팎의 중론이다.

벌써부터 차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태환 지사 특유의 '파격 인사'와 '지역 안배'가 예상되고 있다. 김 지사가 24일 ‘문득’ 빼어든 현을생 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구도의 새판짜기가 예상되면서 제주공직사회와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