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고 출신 강형철 감독…12월 첫주 60만명, 흥행정상 ‘과속’"시나리오.연출 도맡으며 '올해의 주목받는 신예감독' 떠올라"

▲ 영화 '과속스캔들'은 삼대(三代)의 가족이야기'를 다룬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으로 팬들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주출신 강형철 신인감독이 직접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다.  ⓒ제주의소리
영화 ‘과속 스캔들’이 영화팬들의 입소문을 타고 그 인기 과속이 무섭다. 제주출신 강형철 감독(34)이 만든 첫 장편영화다.

영화 ‘과속 스캔들’은 지난 4일 개봉하자마자 12월 첫째주 흥행 정상에 올랐다. 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만 41만4107명이 ‘과속스캔들’을 관람했고, 4일 개봉 이후 총 관람객 수 61만6000여명을 기록하며 과속으로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 제주출신 강형철 감독(34)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인 <과속 스캔들>의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미디 영화로 분류되는 과속스캔들’은 ‘불황에는 코미디가 뜬다’는 속설을 증명 하듯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에서 수많은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전직 가수로 잘나가는 라디오 DJ인 36살 싱글남 남현수(차태현)에게 어느날 22살짜리 딸 황정남(박보영)과 6살짜리 손자 기동(왕석현)이가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진 대중적 코미디 영화로서, 공허한 웃음을 남발하는 코미디와는 달리 탄탄한 드라마와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연기가 감독의 연출과 조화를 이루면서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성공비결은 주인공 3인방의 찰떡궁합 같은 연기 앙상블에 있다고 팬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는 메가폰을 잡은 강형철 감독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인 탓이다. 충무로의 영화평론가들은 가장 큰 성공비결을 강형철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있다고 꼽는다.

‘과속 스캔들’은 강형철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강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유연함과 리듬감으로 영화 도입부 터무니없는 설정에 반신반의하던 팬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오랜 기간 단편영화 연출을 비롯해 시나리오 작업을 통해 쌓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세련된 영상과 타고난 코믹적 감각을 십분 발휘하며 내내 관객을 압도했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과속스캔들은 신인감독의 도발작"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 과속스캔들 영화 포스터 ⓒ제주의소리
강형철 감독은 제주동중학교와 대기고(7회 졸업)를 나와 용인대 영화영상학과에서 본격적인 영화수업을 받으면서 단편영화에 몰두해왔다.

대학졸업과 함께 충무로 진출 이후, 조감독 생활을 했지만 촬영예정인 영화들이 잇따라 ‘엎어지는(취소되는)’ 불운을 겪으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 강 감독이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현장을 꿰뚫는 직관력과 온화한 성품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지난 7월 20일 첫 촬영이후 총 70여일 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팬들에게 내놓았다.

강 감독은 8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초 연소 삼대(三代) 가족이야기를 통해 가족사랑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은 이 영화를 ‘코미디’라 부르지만 전 ‘유머러스한 드라마’라고 분류하고 싶다”면서 막무가내식 코미디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영화속에서 녹여냈음을 시사했다.

▲ 36살의 젊은 나이로 할아버지가 된 DJ 남현수(차태현). 강형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택할 만큼 가족사랑이 남다르다. 강 감독은 극중 대사에서 차태현의 DJ멘트 중  "고향에 계신 부모님 강영주.임현희 님께 감사의 사연을 보내드립니다"는 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부모님의 사랑에 화답하는 능청을 보이기도 했다. 강영주.임현희 씨는 제주에 있는 강 감독의 실제 부모님 이름이다.  ⓒ제주의소리
강 감독은 “제주에 부모님이 계셔서 영화작업 전에는 자주 내려갔지만 영화 촬영이 시작된 이후 시간을 내지 못했다”면서 “내년 1월 제주에서 부모님도 뵙고 팬들도 만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또 “영화 ‘과속 스캔들’ 제작과정에는 고교(대기고) 동창생이자 절친한 친구인 김종진 영화감독(영화 만남의 광장)이 많은 도움을 줬고, 영화 디지털색보정(DI)작업 역시 고교 동창인 송호림 팀장이 영화 후반부 작업에 합류해 도움을 줬다”며 “모두 고마운 제주도 친구들”이라면서 감사를 표했다.

욕설이 등장하지 않는 무공해 영화 <과속스캔들>은 코믹한 에피소드와 재미있는 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까지 쓴 강형철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계에서 ‘올해의 수확’으로 강형철 감독이 강력히 떠오르는 이유다.

한편, 강형철 감독은 제주시청 앞에서 복지식당을 운영중인 강영주.임한희 씨의 3대 독자로 1녀1남 중 둘째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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