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철 원장, 돌문화공원에 기증 밝혀…수백억원 대 가치
“제주 최고 사설관광지 명성 ‘木石苑’ 내년 하반기 문 닫는다”

▲ 백운철 원장이 자신이 운영하던 탐라목석원 지상전시물 6000여점을 제주돌문화공원에 무상기증할 뜻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제주의 독특한 돌과 나무문화를 통해 제주인들의 전통과 문화예술을 알려왔던 탐라목석원(원장 백운철)이 지상전시물 6000여점 일체를 제주돌문화공원에 기증하고 내년 하반기 역사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971년 8월10일 개원한 이래 40여년간 도민들의 성원과 국내외 관심속에 꾸준히 성장해온 탐라목석원이, 제주돌문화공원 개원과 1년여에 걸친 목석원 앞 도로확장 공사로 급격히 관람객수가 줄어 경영에 압박을 받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돌문화공원 협약당사자인 백 원장은 “특히 제주돌문화공원을 더욱 제주적이고 세계적인 문화공원으로 꾸미기 위해선 목석원의 지상전시물을 무상기증해 돌문화공원에 전시토록 함으로서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이 백번 옳다고 판단했다”며 무상기증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민속품 전문가들은 이번 백운철 원장이 무상기증한 탐라목석원 지상전시물 6000여점의 가치는 수백억원을 호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제주도지방문화재인 도 기념물 20점과 민속자료 1점 등이 포함되어 있고 6000여점의 지상전시물 외에 수장고에 보관중인 다양한 민속품들이 추가로 있어 향후 기증유물 목록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기 전까지는 총 기증유물 수를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탐라목석원은 지난 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며 한해 10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로 발디딜틈 없이 큰 인기를 끌며 도내 최고의 사설관광지로서 명성을 떨쳐오다 1990년대 여행자율화가 되면서 조금씩 관람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탐라목석원은 관람료 수입으로 그동안 육지부로 반출위기에 놓인 제주의 소중한 자연석들과 민속품들을 꾸준히 수집해 약 1만 4000점(11톤 크레인차 250대 분량)의 엄청난 수집품을 두 차례에 걸쳐 옛 북제주군에 무상기증하기도 했었다.

그 결과 민관공동의 제1단계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 지난 2006년 6월 성공적인 돌문화공원 개원을 가능하도록 했다.

백운철 원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3월16일 목석원 지상전시물 일체를 제주돌문화공원에 기증하겠다는 약식기증서를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전달한 바도 있다. 따라서 이번 기증발표는 이같은 약식기증서로 밝혔던 기증약속을 8일 언론을 통해 공식 밝히게 된 것.

백 원장은 “그동안 탐라목석원이 관람객 감소와 도로공사에 따른 불편 등으로 운영에 많은 압박을 받아 왔다”며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고, 알선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저의 신념이 제주관광 풍토의 현실속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말로 그간의 애로사항을 토로하기도 했다.

백 원장은 "평생을 함께 해온 목석원 전체를 기증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세간에선 이번 기증품의 가치에 관심이 높겠지만 제주사람들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혼이 담긴 기증품 전체의 가치를 금전적 액수로 환산한다는 것이 부적절 하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끝으로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주돌문화공원이 국가적 사업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특수성과 사업의 장기적인 성격을 깊이 인식해 중단되지 않고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 및 재정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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