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분양가 47% 폭등…전국 16개 시·도 중 6번째로 비싸

▲ 도내에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주택공사가 분양공고를 낸 제주시 노형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제주지역의 부동산이 전국적으로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1999년 소위 브랜드 아파트로 불리는 ‘대림 e 편한세상’이 연동 신시가지에 자리를 튼 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해 2002년에서 2003년 1년 사이에 분양가가 무려 47%나 오르는 폭등세를 보여 제주도내 아파트가 ‘브랜드 값’으로 거품만 잔뜩 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 114’가 29일 발표한 ‘2004년 분양결산’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2002년에는 평당 360만원이었으나 2003년에 대림이 도남동에 33평형을 공급하는 것을 시발로 해 이 시기에 공급된 아파트 평당 분양가가 530만원으로 1년 사이 47%나 폭등했다.

2004년에는 아파트 미분양과 맞물려 평당 평균 분양가가 511만원으로 다소 주춤거리긴 했으나 2년전 2002년 360만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41.9%가 올라 분양업체가 너무 폭리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지역의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전국적으로도 광역시를 제외하고는 제일 높아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깨고 있다.

2002년 기준 평당 360만원은 전국 16개 시·도 중 13번째로 사실상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2003년에는 6번째로 아파트 분양가가 높은 지역으로 일곱 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제주보다 분양가가 비싼 지역은 서울과 경기, 부산, 인천, 대구에 불과했다.

▲ 부동산 114가 29일 발표한 전국 16개 시도 연도별 아파트 평당 분양가 현황.
전남·북과 경남·북, 충남·북, 그리고 강원도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광역시인 대전, 광주, 울산보다도 제주도의 아파트 가격이 높은 것으로 ‘부동산114’ 조사결과 나타나 아파트 시공업체들의 폭리가 해도 너무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2004년들어 타 지역의 분양가격이 평균 10% 오른데 반해 제주는 4%가 떨어지기는 했으나 제주의 분양가격은 여전히 전남·북과 충북, 경북, 광주보다도 높아 여전히 9위로 기록되고 있다.

제주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식이상으로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져 왔으나 전국 16개 도시와 비교한 분양가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제기한 아파트 토지가격과 건축비용 등 분양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고급자재를 쓰기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양업체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의 지적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주택업체 중에서 현대, 삼성, 대우, 대림, 현대산업개발은 상위업체로 포함돼 다른 아파트에 비해 비싼 편”이라면서 “물론 품질이 좋은 면도 있지만 분양가격이 높은 것은 ‘브랜드 값’ 이 한 몫을 한다”고 말해 도내 아파트 분양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음을 지적했다.

또 지난 23일 노형택지지구에 건설 중인 아파트 분양가격을 발표한 주택공사의 평당 분양가 462만원(33평형 기준) 역시 “적정한 가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도내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평가이다.

아파트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정상가격에 비해 거품이 잔뜩 끼어있는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인사는 “주택 아파트의 분양가가 일반 민영아파트 분양가 보다 싼 것은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통사항이며, 이는 주택공사가 영리목적이라기 보다는 집 없는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해 주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면서 브랜드 파워도 낮기 때문”말했다.

그는 또 “노형택지지구에 들어서는 대림이나 중흥S클래스 등 민영아파트는 주공으로부터 부지를 공급받아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당연히 주공보다 비쌀 수밖에 없으나 주공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땅에 아파트를 건설하기 때문에 평당 462만원이 싸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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