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두심 연기대상 그랜드 스램…‘한국의 어머니’ 역할 우뚝

▲ MBC에 이어 KBS에서도 연기 대상을 받은 제주출신 고두심. 그녀는 통상 다섯차례나 연기대상을 수상해 그랜드 슬램을 이뤘다.
김혜자에 이어 한국 어머니상의 계보를 잇는 제주출신 인기 탤런트 고두심이 2004년 연예인 대상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지고지순하면서도 강인한 한국의 어머니상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고두심은 이번 두 차례 방송 대상을 ‘어머니’역으로 수상한데 이어 지금까지 통상 다섯 차례 수상한 대상 중 4차례를 ‘어머니’ 역할로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로 우뚝 섰다.

고두심은 지난달 30일 열린 MBC 연기대상에서 ‘한강수 타령’으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다음날 31일 개최된 KBS 연기대상에서도 ‘꽃보다 아름다워’로 대상을 수상, 한 해 두 방송사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방송대상은 1년간 해당 방송국에서 최고드라마의 최고연기자를 뽑은 ‘왕중왕’ 으로 고두심은 남들이 평생 연기생활 중 한 차례 타기도 힘든 연기 대상을 한해에 두 번이나 수상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고두심은 1989년 KBS ‘사랑의 굴레’, 1990년 MBC ‘춤추는 가얏고’, 그리고 2000년에는 SBS ‘덕이’로  연기대상을 수상해 이미 한국 최고의 여성 탤런트로 입지를 확실히 굳힌데 이어 2004년에는 MBC와 KBS의 대상을 동시에 휩쓸어 통산 다섯 차례나 대상을 거머쥐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녀는 다섯 차례 연기대상 중 KBS ‘사랑의 굴레’에서만 중년 아내의 역할을 소화했을 뿐 나머지 네 차례 대상은 전부 ‘어머니’ 역할이었다.

▲ KBS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치매에 걸린 그녀가 아픈 마음을 바르면 나을 것 같다며 빨간 약을 가슴에 바르는 장면은 전국의 시청자들을 울렸다.
‘한강수 타령’에서는 생선장수로 가난에 치이며 바람 잘날 없는 가족과 딸의 불행을 감싸 안고 살아가는 어머니 역할, ‘꽃보다 아름다워’에서는 가족을 부둥켜안고 살다가 결국 치매에 걸리고 마는 어머니 역할을 했다.

특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치매에 걸린 그녀가 아픈 가슴을 치유하기 위해 빨간 약을 가슴에 바르며 “지금 뭐해”하고 묻는 큰 딸(배종옥)에게 “내가 마음이 많이 아파서…이거 바르면 괜찮을 것 같아서…”라고 말하는 그의 연기는 전국의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식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준 고두심은 31일 KBS 연기대상 수상소감에서 또 한번 진한 감동을 남겼다.

그는 수상 소감을 통해 “감사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사랑합니다”며 스스로 큰 눈망울에 어머니의 눈물을 머금었다.

그는 “어머니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어머니의 역을 맡아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또 한번 전국의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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