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홍보책자 '우리는 분명히 변할 것' 에서 권장도서 100선 선정

▲ 경찰대학에서 나온 홍보책자. 여기에 <자본론>과 <태백산맥>을 경찰대 권장도서 100권에 꼽았다.
경찰이 변하는 것일까. 아니면 경찰대학이 변하는 것일까.

시민의 신문에 따르면 한국사회에서 대표적인 이적서적인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조정래씨의 대하소설인 '태백산맥'이 경찰대학에서 선정한 100대 권장도서로 꼽혔다.

최근 국가보안법 철폐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대학은 지난 12월20일 <우리는 분명히 변할 것입니다-경찰대학 사람들>이라는 홍보책자를 발간, '권장도서 100권'을 선정했다.

선정도서에는 공안문제연구소가 '좌익'으로 판정했던 <태백산맥(10권)>과 '용공'으로 규정했던 '자본론(상하권)> 등 이적표현물이 선정됐다.

경찰대학측은 선정이유로 "정보화시대에서 폭주하는 정보를 어떻게 취사.선택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과제는 독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진다"며 "우리 대학에서는 경찰대학생들이 독서의 생활화를 통해 소양함양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권장도서 100선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찰대학에서 선정한 100권은 <자본론>과 <태백산맥>을 포함해 철학 27종, 사회과학 37종, 문학 24조, 역사 8종, 문화예술 5종, 자연과학 2종 등을 선정했다.

또한 경찰대학은 권장도서 100선은 교수와 교수요원을 포함한 7인의 선정위원회를 구성, 대학구성원들의 추천도서 1077권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인 끝에 최종 100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찰대학 권장도서 선정의 전향적인(?) 자세에 대해 허창영 인권연대 간사는 "경찰 한쪽에서는 이적표현물이라는 책이 다른 한편에서는 경찰대학생들에게 읽기를 권하는 책으로 선정된 것은 한국사회의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또 허 간사는 "이는 국가보안법과 이적표현물이라는 규정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를 반증하는 사례"라며 "경찰 안에서도 이적표현물 딱지가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대 선정 도서 100권에는 그동안 이적표현물로 규정돼 온 <태백산맥>과 <자본론>외에도 황석영씨의 <무기의 그늘>, 박경리씨의 <토지>, 맑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 문제저작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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