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개 환경단체, 문화재청에 '송악산 천연기념물 지정 요청'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송악산 개발에 대해 도내 환경단체들이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송악산녹색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제주환경연구센터.자연보전협회 제주지회.화산연구소.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생태문화관광포럼.예래동환경연구회 등 도내 환경단체 8곳은 문화재청에 '송악산'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천연기념물'은 그동안 문화재청이나 자치단체 등에서 학술 및 관상적 가치가 높아 그 보호와 보존을 법률로써 지정한 동물·식물·지질·광물 등을 지정해 왔지만, 환경단체에서 지정을 요청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송악산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지정 요청서'에서 "송악산 응회환 화산체는 복식화산으로 응회환.분석구 및 용암연이 발달돼 있어 지질적 가치가 대단히 커 자연학습장으로 가치가 높고, 경관적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주도는 절대보전지구로 정해 도시계획상 도시 자연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1999년 제주도는 송악산 분화구 지구에 위락단지 개발을 승인해 개발에 착수했었고, 제주도내 및 전국 환경단체들은 이 개발계획 승인을 취소하도록 반대운동을 전개하며 법정대응까지 갔었다"며 송악산의 개발위기를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문화재청에서도 2002년 '지질광물문화재 정밀조사보고서'에서 '송악산은 국가적 자연유산일 뿐만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해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만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들은 "2002년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라 '북제주군 우도 홍조단괴 해빈'이 작년 4월9일 천연기념물 438호로 지정됐고, '서귀포 대포동 주상절리'는 천연기념룰 지정 예고가 돼 있다"며 "하지만 송악산은 다른 대상보다 세계적 기념물 가치가 훨씬 높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 제주도 당국이 신청조차 기피하고 있는 상태"라고 질타했다.

환경단체들은 "도내 8곳의 환경단체들은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제주도 세계자연유산지정과 연계해 조속히 '남제주 송악산 및 응회환 화산체'를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송악산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지정 요청서'외에 환경단체들은 문화재청에서 발간한 '지질.광물 문화재 정밀조사보고서'를 첨부했다.

환경단체들의 송악산 천연기념물 지정 요청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제주도의 자료제출과 문화재청장이 전문위원 등 3인 이상의 전문가에게 조사 및 검토 요청,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복잡한 절차가 남아 있다.

이번 환경단체들의 천연기념물 지정 요청에는 제주도 당국의 '송악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압박과 '개발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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