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통합의 관점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 입구에서부터 시내 주요 교차로에는 라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직역하면 <우리(제주도민)는 여기(제주도)를 방문해 주신 당신(관광객)을 사랑합니다>로 해석 가능한 환영 문구는 국제자유도시이자 세계적 관광지를 표방하는 도시 브랜드로는 적합하지 않다. 첫째, 기억연상의 측면에서 5개의 영문단어로 구성된 환영문구 수(數)의 비효율성에 관한 문제점이다. 둘째, 국제자유도시의 측면에서 우리(제주도민)와 당신(관광객)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대한 문제점이다. 셋째, 장소성(sense of place)의 측면에서 ‘여기’(제주도)라는 모호한 지시대명사의 사용에 관한 문제점이다.
 
2008년 8월 하순 중앙 및 지역 언론보도에 의하면 사단법인 한국브랜드경영협회가 주최하고 ICM 국제협력경영원 주관의 ‘2008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의 공공행정/지역관광부문의 대상으로 제주도의 관광브랜드인 <아일랜드 제주>가 선정되었다. 대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제주>를 도시 브랜드의 관점에서 조망하면 첫째, 2개의 단어로 구성된 관계로 기억연상이 용이하고 둘째, 지역주민과 외지인에 대한 구분이 없는 포용의 이미지가 연상되고 셋째, ‘섬’으로서의 명확한 제주도의 장소정체성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관광브랜드로서 <아일랜드 제주>의 공개 이전시점, 즉 2008년 8월 하순 이전의 활용된 도시 브랜드로는 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향후 공식적인 도시 브랜드로서 <아일랜드 제주>에 대한 홍보와 활용이 모색되어야만 한다.
 
2008년 12월 하순 중앙 및 지역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주도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로서 ‘오로지 제주’를 의미하는 가 선정되었다. 4개월 전인 8월 하순 제주도의 관광브랜드로서 <아일랜드 제주>가 ‘2008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의 공공행정/지역관광부문의 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아일랜드 제주>는 공식 및 비공식 방식을 막론하고 활용된 사례가 전무하다. 이런 점을 근거로 도시 브랜드로서 <아일랜드 제주>는 폐기처분되고 가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신뢰 대표브랜드로 선정된 <아일랜드 제주>가 로 대체된 과정은 첫째, <아일랜드 제주>의 폐기처분된 배경이 불투명하고 둘째, 예산집행의 비효율성이 지적되고 셋째, 의 도시브랜드로서의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제주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로 발표된 는 폐기처분된 것으로 판단되는 <아일랜드 제주>와 동일한 맥락에서 기억연상이 용이하고 장소정체성이 명확하다. 그러나 ‘섬’으로서의 보편타당한 정체성을 강조한 <아일랜드 제주>와는 달리 의 외연적 의미(denotation)는 ‘제주’라는 유일무이한 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즉, 다양성과 포용성이 전제된 국제자유도시로의 발전을 추진 중인 제주의 도시브랜드로서 는 ‘제주’와 ‘제주 이외의 공간’을 구분 짓고 있다. 또한 영어단어 ‘Only’의 의미와 상호교환이 가능한 단어인 ‘배타적’(exclusively), ‘유일한’(sole), 또는 ‘외로운’(lonely) 등의 의미는 도시브랜드의 내포(connotation)로도 적절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의미해석이 모호한 ‘오로지 제주’라는 보다는 세계적인 ‘섬’ 관광지를 지향하는 점에서 정체성이 명확한 <아일랜드 제주>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국제자유도시와 세계적 수준의 섬 관광지를 지향하는 제주의 도시브랜드로는 독선적 이미지가 연상되는 보다는 ‘섬’으로서의 정체성이 명확한 <아일랜드 제주>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브랜드로서 <아일랜드 제주>의 장점은 공유된 ‘섬’의 보편적 가치인 반면, 보편적 ‘섬’의 의미로는 여타 다른 ‘섬’과의 차별적인 이미지가 형성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여타 다른 섬과는 달리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의 도시브랜드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공존해야 한다. 우주(Universe)에서 파생되어 전 세계적인 보편성을 의미하는 ‘Universal’은 국제자유도시의 기본취지와 부합되므로 ‘Universal’과 ‘Island'의 결합이 가능해진다.
 
‘전 세계인의 섬, 제주’라는 의미의 는 보편성을 극대화한 최상위 수준의 도시브랜드이다. 따라서 ‘제주’의 고유한 특수성이 반영된 하위 도시브랜드가 연계되어야 하는데 ‘Universal’의 첫 글자 ‘U’로 시작하는 하위 도시브랜드는 기억연상의 관점에서 효율적이다. 제주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의 섬이라는 점에서 ‘UNESCO’,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구현될 섬이라는 점에서 ‘Ubiquitous’, 그리고 세계적으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된 섬이라는 점에서 ‘Unique’를 선정하였다. 각 하위 도시브랜드의 실질적인 구성요인으로는 ‘UNESCO’의 ‘화산섬’(Volcanic)과 ‘생태섬’(Eco), ‘Ubiquitous’의 ‘최첨단의 섬’(Smart)과 ‘편리한 섬’(Easy), 그리고 ‘Unique’의 ‘신화의 섬’(Mythical)과 ‘평화의 섬’(Peaceful)을 선정하였다.

   

보편타당성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차별적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선택한 단어인 ‘Universal’로부터 세계적인 영화사 또는 주제공원인 ‘Universal Studio’가 연상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를 해외판 ‘Universal Studio’로 오인할 개연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인지도가 미약한 제주로서는 오인가능성의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지만 ‘오로지 제주’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강조한다면 영문단어 ‘universal’은 사용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universe)에서 파생된 ‘universal’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또 다른 표현인 ‘cosmos’를 결합한 라는 신조어 파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제주의소리>

<문성민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