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만 내국인 불법영업 적발 2건…4년째 내리 적자 등 '존폐 위기'오나

제주도 카지노 업체들이 4년째 내리 적자에다 육지부 카지노 신설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번에는 '조직폭력배'에 이틀이나 카지노를 임대해줘 불법도박을 방조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조직폭력사범전담 서울지역 검경 합동수사부는 10일 사기도박으로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서방파' 행동대장 출신 정모씨(54) 등 사기도박단 3명을 구속했다.

합동수사부는 조직폭력배인 정씨 등이 사기도박을 벌인 곳이 제주도 모호텔 O카지노라고 밝히고, 카지노 대표인 김모씨(41)와 판촉부 직연 현모씨(33)를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했다.

합동수사부에 따르면 정씨 등 사기도박단은 지난 8월31일과 9월1일 이틀에 걸쳐 외국인 전용 O카지노에서 재력가로 알려진 안모씨(48)와 미술관을 운영하는 김모씨(49)를 상대로 '바카라 도박'으로 10억원대의 손실을 입혔다.

이 때문에 도내 카지노 업체들의 도덕적 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3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강원도 정선 내국인 카지노가 있다. 제주에는 8개의 운영중이다.

검경 합동수사부의 조사에 따르면 O카지노는 계속되는 적자 때문에 사기도박단에 6000만원을 받고 테이블 1곳을 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해 7월에도 제주시 K카지노에서도 이모씨(36.경기도)가 수억원대의 불법도박을 벌여 제주경찰서에 검거되기도 했다.

이같이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이 내국인들을 불법으로 끌어들이는 이유는 4년째 내리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

도내 카지노 업계는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400억원 가까이 적자를 봤고, 일부 카지노 업체들이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출입이 금지된 내국인들을 끌어모아 불법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얘기다.

카지노 업계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는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내국인들이 카지노에서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카지노를 담당하는 문화관광부는 O카지노에 대해 4개월 영업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검경 합동수사부도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며 "일부 업소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내국인을 출입시키거나 시설을 불법 임대해 사기도박을 방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동수사부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을 밝혀, 도내 카지노 업체들은 '존폐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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