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IT업체들,"설립목적 어기고 도내 시장에 덤핑, 지역업체 고사"

출발부터 도내 IT업체들의 반발로 문제가 많았던 ㈜JS소프텍이 감사원으로부터 청산절차를 밟으라는 권고가 떨어진 가운데 4억2000만원을 출자한 도내 IT업체들이 출자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청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도내 IT업체들의 출자금은 대부분 은행으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출자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압박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관이 함께하는 제3섹터 방식으로 설립된 ㈜JS소프텍은 지난 2002년 삼성 SDS 7억8000만원(39%), 제주도 8억원(40%), 도내 18개 업체 4억2000만원(21%) 등 총 20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범했다.

㈜JS소프텍은 출범 당시 도내 IT업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제주지역에서 사업을 펼치지 않기로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제주도는 대기업인 삼성 SDS와 함께 공기업 성격의 기업을 만들면 도내 IT산업 발전과 고용창출 600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용역보고서를 제출했다.

제주도와 삼성SDS는  ㈜JS소프텍이 설립해 육지부와 외국에서 사업을 따내 아웃소싱 형식으로 도내 업체들 주는 등 함께 성장하는 윈윈전략을 펼수 있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또 이게 실제 JS소프텍의 설립 목적이었다.

실제로 당시 삼성SDS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인 휴렛패커드(HP)로부터 PDA소프트웨어 수주했다며 도내 IT업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고 출자를 독려했다.

하지만 ㈜JS소프텍이 설립되고 나서 1년도 안돼 삼성 SDS 사장이 바뀌면서 물거품이 돼 버렸고,  ㈜JS소프텍은 출범한 지 3년이 채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자본금 4억여원을 잠식,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삼성SDS을 믿고 출자한 도내 IT업계는 출자금 4억2000만원을 모두 날리게 돼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JS소프텍은 약속을 어기고 제주지역에서 사업을 펼치며 IT업계로부터 많은 불만을 사 왔다.

㈜JS소프텍이 설립될 당시 자본금을 출자한 IT업계는 모두 18곳. 이들은 도내 사업의 80% 가까이가 관공서에서 나오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출자에 참여했다.

이들 업체들은 최소 500만원에서 3000만원을 출자했지만, 대부분 주식을 담보로 외환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JS소프텍에 출자한 모 업체 대표는 "작년부터 자본잠식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몇몇 업체에서는 출자금을 돌려받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SDS가 참여해 만든 기업이기 때문에 도내 IT업계의 맏형 역할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도내 사업에 뛰어들어 '덤핑'까지 하며 경쟁해 지역업체들을 고사시켜려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청산절차를 밟게되면 우리 같은 소액 출자자들은 출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다"며 "대주주인 제주도에 출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강력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여유가 있어서 출자한 것이 아니라 제주도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JS소프텍에 투자하게 됐다"며 "제주도와 삼성SDS는 대주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S소프텍에 출자한 도내 IT업체들은 출자금 문제를 공동대응할 뜻도 보여 파장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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