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 들어가기에 앞서

올해부터 온라인 저널에 글 쓸 때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① 길게 쓰지 않는다.

- 온라인 저널의 무한한 영역 때문인지 한없이 긴 글을 만날 수 있다. 양에 대한 부담은 질에 대한 매력을 반감한다.

온라인 저널에서 글은 몇 회로 나눠 연재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은 바쁘다. 예전처럼 종이신문을 탁자에 놓고 유유자적 읽을 틈이 없다.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눈치보며 일해야 하고, 밥 제때 챙겨먹어야 하고, 주식.환율정보 챙기고, 테이크커피 한잔 하고, 스포츠 뉴스 챙겨보고, 악플도 써야하고..

거기다 밤이 되면 동료들과 술 한잔 해야하고, 어학학원도 다니고, '아내의 유혹'도 봐야하고, 헬스도 해야하고, 촛불들고 거리도 나가야 하고.. 등.

차라리 너무 길어 읽히지 않을 바에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처럼 글 하나를 20부작으로 나눠 '미니시리즈화'해도 좋다. 쓰기에 앞서 읽혀야 한다. 그래야 여론이 된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아무리 길어도 A4 두 장은 넘기지 않을 생각이다.

② 경제예측하지 않는다.

- 단, 국가정보원이나 검찰 구경하고 싶다면.. 한번쯤?

③ 다양한 실험을 한다.

- 개인적으로 도내 온라인 저널 글은 솔직히 '재미없다'. 무한한 영역 확장과 다양한 자기변형이 가능한 공간을 마치 종이신문 공간처럼 한정적으로 다룬다. 가능성은 열려있으나 가능성을 현실화 할 의지와 노력 부족이다.

종이신문에서 읽었던 글들을 여전히 온라인 저널에서 만날 수 있다. 글쓰기 패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글마다 지닌 고귀한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 공간인 온라인의 다양성을 제대로 활용치 못한 아쉬움 때문이다.

종종 이런 상상을 한다. 온라인 저널에 글이 하나도 없는 백지공간. 정부나 지자체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백'미학을 발휘, 온라인 저널 모든 면을 백지공간으로 만들어 놓는 기지.

물론 1970년대 정부 언론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수단으로 '백지사설'이나 '백지광고'가 있긴 했으니, 새로운 실험이 아니긴 하다.

여튼 개인적으로 어떤 방식이든 다양한 실험으로 대중을 만나는 일은 가치 있다고 본다.

◆ 들어가며

제목처럼 '김태환 지사께 추천하는 영화'는 세 편이다. 제목이 거창하게 보이지만 사실 세 영화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과 함께보며 이야기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지난해 흥행한 한국영화다. <추격자>, <강철중 : 공공의 적 1-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다.

이미 DVD로 출시한 영화들이고, 인터넷 상에서 합법적으로 영화파일을 내려받기 할 수 있다. 작품 구하는데 어렵지 않다. 보는데도 그리 애로사항은 없을 것이다. <추격자>는 어느정도 심장을 움켜쥐고 봐야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치를 하는 분들은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를 균형 있게 섭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는 흥행작 위주로 봤으면 한다. 보는 관점이 달라야 한다. "과연 재밌을까?"가 아닌, "왜 대중들은 재밌어 했을까?"다.

정치인들이 흥행작을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는 흥행작에 동시대 불안감과 정서가 담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대중들에게 '천심'이라 현혹하는 '민심'이다.

영화가 '민심'을 정확히 담아냈다는 말이 아니다. 대중들이 극장안에서 '민심'을 확인하고 관객들과 공유한 것이다.

보는 순서는 위에 소개한 순서 그대로다 - <추격자> <공공의 적 1-1 강철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물론 순서를 바꿔 봐도 상관없지만.

▲ 이영윤
분명 세 영화는 이 시대 짙게 깔린 정서를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 글을 통해 영화에서 보여지는 시대, 특히 제주의 정서, 불안징후 등을 건져 올릴 생각이다.

물론 글에 동의와 반론이 이어질 것이다. 이 글로 옥신각신 토론이 이어진다면 흐뭇한 일이 될 것이다. 내 사고 영역이 넓어진다는데, 어떤 의견도 못 받아들이랴. 그것도 좋아하는 영화를 갖고 다양한 시선을 마주할 수 있다니. 덧붙여 영화를 통해 제주에서 다양한 담론을 생성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땡큐'다. 첫 회부터 길었다. 설렘을 안고 내일 뵙겠다. <제주의소리>

<이영윤 객원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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