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아시아 고통 나눔 모금 운동 전개

▲ 15일 제주시 동문 분수광장 일대에서는 쓰나미 피해지역인 서남아시아의 고통을 나누자는 취지의 바자회가 열렸다.ⓒ제주의소리
2004년 12월26일 오전, 한가롭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태국,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등 벵골만 연안국가에 거대한 해일이 덮쳤다.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지진 해일)로 인해 15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재민수도 180만명에 달한다.

대재앙의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서남아시아의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모금이나 구호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에서도 작은 행사가 진행됐다.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는 가족이나 친지, 고국의 참변으로 이주노동자들이 느끼고 있을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고자 ‘아시아 고통 나눔 모금’ 운동을 오는 18일까지 전개한다.

서남아시아의 고통을 함께 하는 첫 행사는 15일 제주시 동문 분수광장일대에서 열린 바자회.

눈발이 날리던 오전 10시. 제주시자활후견기관과 제주YWCA 등으로부터 지원 받은 각종 의류, 가방, 생활소품 등을 진열하느라 센터 관계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 산돌교회의 이소영 목사.ⓒ제주의소리
“다행스럽게도 도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근로자 중에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가족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말하는 산돌교회의 이소영 목사.

이 목사는 “경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성금을 보내주시는 분들을 보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며 “연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경기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건설업에 종사하신다는 분이 직접 찾아오셔서 성금 100만원을 기탁했을 때는 정말 용기와 희망을 느꼈다”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서서히 날씨도 맑아지고 무심히 지나가던 시민들도 행사장으로 하나둘 시선을 돌린다.

베트남 부인과 함께 행사장은 찾은 한 시민은 “엄청난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며 기부만 하고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제주도외국어자원봉사단원인 우제헌씨(29).

▲ '아시아 고통 나눔 모금' 봉사자들.ⓒ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알게 된 한 중국인을 통해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와 인연을 맺었다는 우씨는 “일반적으로 국제행사가 있을 때 통역 봉사를 했는데 그와는 또 다르게 이번 ‘아시아 고통 나눔 모금’에 참여하게 돼 뜻 깊다”고 밝혔다.

우씨는 “앞으로도 기회만 닿는다면 외국인근로자센터와 연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는 이날 바자회 수익금과 오는 18일까지 모금운동을 전개, 수익금을 서남아시아 피해지역에 전달할 계획이다.

모금기간에 구호물품도 접수받는다.
(구호 물품 : 의류-봄·여름 옷, 담요, 텐트, 라면, 비스켓류, 쌀, 밀가루, 의약품, 발전기, 렌턴, 기타 긴급 구호품)

이날 오후 6시에는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쓰나미 희생자를 위한 추모식이 열린다.

추모식에서는 쓰나미 피해지역에 대한 영상물 상영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의식 등이 진행된다.

'아시아 고통 나눔 모금' 성금 계좌
농협 : 903827-51-005415 예금주 :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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