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탐라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에 정년 1년 앞둔 임업직 '낙하산' 인사

▲ 제주도가 탐라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에 낙하산 인사로 임업직 퇴직공무원을 추천, 승인해 장애인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탐라장애인복지관.
제주도가 탐라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에 사회복지와는 전혀 무관한 '임업직' 퇴직공무원을 선정, 장애인단체가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11일 지난해 말로 임기가 끝난 고무웅 사무국장 대신에 임업직 퇴직 공무원인 안모씨(59)를 추천했고, 탐라장애인복지관에서는 인사위원회의 추인을 얻어 13일 안씨를 사무국장으로 승인했다.

제주도에 의해 사무국장으로 추천.승인된 안씨는 69년 공직에 입문한 뒤 지난 2003년 제주도청 임업직 서기관으로 명예퇴직할 때까지 사회복지와는 전혀 무관한 '임업직'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정년이 만60세로 정해졌지만 안씨는 만59세로 실제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정도밖에 안된다.

이 때문에 장애인단체에서는 제주도가 장애인의 복지에는 안중에도 없는 전직 공무원의 자리차지식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장애인연맹 제주DPI(회장 이준섭)는 16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는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을 무시한 시대착오적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장애 대중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제주DPI는 이날 성명에서 "탐라장애인복지관은 2000년에 개관해 장애인의 전반적인 생활고충에 대한 종합적인 상담과 정보제공, 재가복지, 직업재활, 의료재활 등 장애인 복지서비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라며 "따라서 복지관에 종사하는 사람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복지마인드와 전문성을 요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DPI는 "복지관 사무국장을 단지 전직 공무원이었다는 이유 하나로 장애인 복지 마인드와 경험이 전무한 사람을 복지관 중책을 맡긴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소비자인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수억원의 장애인 복지예산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나 다름없다"고 공박했다.

이어 제주도장애인총연합회도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DPI는 "복지관 운영주체인 제주도장애인연합회의 임원 다수가 인사위원임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를 막지 못했다면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제주도 5만 장애인을 대표하는 장애인총연합회는 장애인 당사자 입장을 져버려서는 안되며 이번 사태를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임 사무국장도 퇴직한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 출신이었다"며 "장애인복지관이 철새도래지가 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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