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의 뉴욕통신]맨해튼에서 열린 '통일의 사도‘ 문익환 목사 11주기 추모식
"왜? 안되! 형!"
"우리 이러다간 예수님 잊어버리겠다, 팽이 때문엡"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어릴 적 노리개 감이라곤 마른 막대기밖엔 없었던 시절, 숙부가 조카들을 위해서 애써 만들어준 팽이, 팽이 돌리기가 너무나도 신나서 하루 종일 정신없이 놀았는데, 익환 형이 그걸 아궁이에 집어넣고 말았다. [문익환 목사 평전에서 조금 각색, 필자]
그 후 형도 동생도 모두 신학공부를 하고 목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겨레에 대한 사랑 때문에 국가보안법이 시퍼렇던 시절(지금은 시들시들하지만) 동경을 거쳐 북경으로 그리고 평양으로 날아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 감격의 포옹을 한다.
북측에서는 판문점을 통해서 서울로 가도록 허락하였지만, 남측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국가보안법 위반자였다. 죄목도 무시무시했다.
잠꼬대 아닌 잠꼬대 |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 누가 시인이 아니랄까봐서, 아 얼마나 좋을까 아 그 한마음으로 객쩍은 소리하지 말라구 이 양반 머리가 좀 돌았구만 난 걸어서라도 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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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문 목사는 한겨레 통일사도가 되어 미쳐버렸다.
문동환 목사(83)는 당시 형의 그런 행동을 회상하면서, "나의 형은 미친 사람입니다. 정말로 미친 사람입니다. 예수님도 미친 사람입니다. 당시 억압받던 민중들을 위한 '사랑'때문에 미쳐버린 사람들입니다, 내일이면 마틴루터 킹 목사의 탄신 기념일인데, 그도 인권을 위해서 미친 사람입니다. 미치지 않고는 그런 일들을 해 낼 수가 없었습니다. '사랑'없이는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한 추모객은 문익환 시집을 들고 와서 낭송하려는데, 주최 측이 제공한 팸플릿에 그게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심전심일까 아니면 텔레파시일까?
다시금 우리의 심금을 울리며 심장을 고동치게 만들었다.
서울에서 태평양을 건너 맨해튼 추모식장까지 찾아온 어린 학생이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너무나도 낯익은 모습 '사랑만이.
탄핵촛불 시위에서 시쳇말로 '얼굴짱'으로 등장하고 그 후 송두율 교수 석방 탄원에 열성팬으로 앞장서기도 했던 '노사모'
"얘야, 너 대학 못가면 난 너의 부모님 뵐 면목이 없다"고 노짱은 무척이나 염려했었다.
그런 그녀가 어엿이 성균관대 대학생이 되고 롱아일랜드 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의해서 1년간 유학 와 있는 차, 문익환 목사님을 위한 추모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허드슨 강 모진 바람도 무찔러버리고 달려와 추모객들의 시선을 몽땅 또 독차지했다.
문동환 목사님은 너무나도 기특해서 '사랑만이'에게 차세대 통일일꾼의 바톤을 넘겨줬다.
문익환 목사님은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억압받는 우리 겨레와 자라나는 차세대에게 '희망'과 '꿈'과 '감동'을 듬뿍 선물해 주었다.
한 추모객은 또 “여기 오늘 40여명이 모였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일대에 약 40만 한인동포들이 살고 있는데, 여러분들은 1당 만을 대표해서 오신 분들입니다…문익환 목사님께서 젊은 시절 한신대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친 일이 있었는데, 하도 원칙을 고수하니까 학생들이 문 목사님께 별명을 부쳐줬어요. '문이꽝'이라고…그런데 말년에는 통일의 문을 활짝 여는 '문이환'이가 되었답니다”라고 해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음복'이 있었는데, 뉴욕 한인교회(한성수 목사시무) 교인들이 애써 준비한 맛 김치와 뜨끈한 소고기 국밥. 나는 건강상 이유로 다이어트 중 침만 꿀꺽 꿀꺽 삼키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