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25 편의점 GS로 명칭 변경에 가맹점주 반발…제주지역 점주 공정위에 분쟁조정 제소

▲ 엘지유통 제주사업본부.
LG라는 국내 굴지의 거대 자본에 대항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다름아닌 LG25 편의점 가맹점 점주들이다. 소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형국이다.

이 싸움의 원인은 LG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나왔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구씨 가문은 전자·화학·엘시디 등을 갖고, 허씨 가문은 유통·홈쇼핑·정유 등으로 계열사 분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허씨 가문은 회사명을 GS홀딩스로 전환하고 있다.

편의점 LG25는 LG유통(사장 허승조)의 산하에 있다. LG유통은 올 3월까지 LG25 편의점 명칭을 GS리테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국 1900여 LG25 가맹점 점주를 상대로 명칭변경에 따른 동의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편의점 점주들은 일방적인 명칭변경은 '계약위반'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LG'라는 브랜드에서 신생 브랜드로 바뀌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LG유통측은 회사명칭이 바뀌기 때문에 간판·로고 등의 비용은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점주들을 압박해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1900여 LG25 편의점 중 60여곳은 현재 동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제주지역에 있는 LG25 편의점 58곳 중 1곳도 '대기업의 일방적인 횡포'라며 서명에 거부해 나홀로 투쟁중이다.

제주시에서 LG25 편의점을 운영하는 진모씨(33)가 그 주인공이다.

진씨의 말에 따르면 LG라는 브랜드를 믿고 가맹비 600만원과 쌈지돈 1억원을 투자했는데 점주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명칭변경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씨는 "LG유통에서 GS가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뜬금없이 찾아와 간판과 로고 등의 비용을 준다며 명칭을 바꾸는 동의서 한 장에 서명을 요구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부하자 집에까지 쫓아오며 동의서를 내밀었다"고 반발했다.

진씨는 "LG유통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 명칭 변경 동의서를 받기 때문에 많은 가맹점 점주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진씨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의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한 상태다.

그는 조정신청 자료에서 LG유통과 LG25 편의점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히고, LG유통측에 가맹약정금 600만원, 해지수수료 6000만원, 일실손해금 1억8600여만원 등 총 2억5250여만원의 지연손실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브랜드는 편의점 사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로 LG 브랜드를 믿고 10년이라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며 "LG유통측과 계약할 때에는 브랜드 변경에 관한 어떠한 조항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또한 진씨는 "LG유통과 가맹점 계약은 거의 '노예문서'와 같다"며 "이 때문에 가맹점 점주들은 인터넷에 편의점 카페를 통해 향후 가맹점 점주협의회 등을 구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씨 등 전국 가맹점 점주들은 LG유통측의 일방적인 명칭변경에 대해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유통측은 2월까지 가맹점 점주들의 동의서를 받고,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명칭 변경을 의결해 4월부터 브랜드 변경작업에 돌입한다.

LG 자본이라는 골리앗에 대항하는 가맹점 다윗의 싸움의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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