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성상담소, 도내 여성 폭력 관련 종사자 성의식 조사서 발간

제주도 여성 폭력 관련 종사자들의 성의식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발간됐다.

㈔제주여민회 부설 제주여성상담소는 경찰, 관계공무원, 사회복지사, 상담소 종사자 등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여성에 대한 1차적 지원체계 종사자들의 여성에 대한 폭력 인지도 및 폭력에 대한 통념 조사 및 실태조사를 실시, 이에 대한 조사서를 발간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여성상담소의 이번 조사는 폭력피해 여성들에 대한 지원체계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고 지원체계 강화 및 관계 기관과의 연계서비스의 강화를 도모하고 피해여성들이 겪는 2차 피해를 예방한다는 목적을 두고 지난해 7~12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실시됐다.

도내 여성폭력 관련 기관 종사자 300명을 대상으로 성역할과 여성폭력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 응답자들의 성역할과 섹슈얼리티, 여성관련 제도 및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한 의식이 비교적 성평등하고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기관 종사자와 관공서 종사자의 경우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 여성관련법과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낮지만 성역할과 성인식, 여성폭력에 대한 의식은 성평등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반면 경찰인 경우 여성관련법과 제도에 대해서는 높은 인지도를 보였지만 양성평등의 근저를 이루는 성역할에 대한 의식이나 섹슈얼리티, 호주제 등에 대한 생각 등 전반적인 성의식은 매우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상담소는 경찰의 성의식이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임에도 이에 대한 의식개선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여성폭력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려다 도리어 상처를 받거나 수모를 당하는 2차 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경우 타 기관에 비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여성관련법에 대한 교육은 많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성인권과 양성평등에 관한 기본적인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은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아 경찰에 대한 양성평등교육이 절실하다고 여성상담소는 진단했다.

제주여성상담소는 비단 경찰뿐만이 아니라 타 여성 폭력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법적 문제보다 의식의 문제, 즉 양성평등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를 통해 복지·상담기관 종사자는 직무수행을 위해 여성관련 교육이 필요성을 느껴 개인적으로 별도의 세미나나 교육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나 기관에서의 양성평등교육 기회의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자 지원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담기관 종사자를 제외한 타 기관과의 피해자 연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조사에 응한 해당 종사자들 중 절반 이상이 기관간의 연계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간의 연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기관이기주의, 여성상담기관의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 지원체계의 홍보부족, 제도의 문제, 연계사례를 본 적이 없기 때문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여성 폭력에 대한 연계체계가 정책적으로 조직되고 구성돼 있어도 이에 대한 홍보와 지속적인 교류, 기관간의 신뢰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상담소는 이번 조사 보고서를 통해 여성폭력을 예방하기 양성평등한 성문화의 정착이 어떠한 제도나 정책보다 필요하다고 결론내고 이에 대한 의식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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