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현장조사, 도매인 “맛만 좋으면 가격 상관없어”…유통명령제 유지 ‘중요’

▲ 광주 재래시장에서 감귤유통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회 의원들.
감귤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전국의 도매시장 도·소매인들이 2004년산 노지감귤 가격이 좋게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유통물량 부족’과 ‘맛’ 때문이고 말해 감귤가격 형성이 가장 큰 요인이 생산량 조절과 품질향상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 농정당국이 올해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감귤원 2분의 1간벌이 2005년산 감귤 가격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생산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회(위원장 양대성)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광주와 부산에 있는 다섯 군데 도매·재래시장 현장을 시찰하고, 현지에 있는 감귤 도·소매인 6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4년산 감귤이 예년에 비해 좋은 가격을 받고 있는 원인에 대해 61.7%(37명)이 ‘유통물량이 예년보다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36.7%(22명)는 ‘맛이 좋아졌다’고 응답해 감귤가격 형성의 가장 큰 요인이 첫 번째는 ‘생산량(출하물량)’, 두 번째는 ‘맛’에 달려 있음을 보여줬다.

도·소매들의 50%(30%)는 감귤 구입시 ‘맛’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적당한 크기와 모양(28.3%·17명), 가격(11.7%·7명), 신선도(10%·6명) 순으로 답했다. 이는 감귤의 맛과 크기·모양 등 품질이 좋을 경우 가격에 상관없이 구입하겠다는 것으로 2004년산 감귤 가격이 높은 이유를 대변해 줬다.

또 이들의 93.3%(56명)가 감귤을 구입할 때 생산자와 상품명 등 상품의 표시내용을 확인한다고 말해 생산농가들이 보다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갖고 좋은 감귤을 생산해야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 법정 도매시장에서는 비상품 감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의원들은 밝혔다.
설문응답자 중 80%(48명)는 감귤유통조절명령제 시행을 알고 있으며, 78%(47명)은 출하가 금지되는 비규격 상품의 규격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속반으로부터 직접 유통조절명령제의 취지를 설명들은 도·소매인은 48%(29명)에 불과했으며, 감귤품질 향상을 위해 유통조절명령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절반을 겨우 넘는 53.3%(32명)에 그쳐 유통조절명령 도입 취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함을 보여줬다.

한편 도의원들은 현장 조사결과 법정 도매시장에 상장되는 감귤 품질은 상당히 좋아져 규격과 외관이 좋고 부패과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감귤 맛을 확인하기 위해 현지에서 직접 당산비를 조사한 결과 평균 당도는 9.8 브릭스로 예년에 비해 0.2브릭스 높은데 불과했으나 산도와 비교한 당산비는 2003년 산에 비해 1.1%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의원들도 감귤가격이 좋게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도·소매인들의 응답 결과와 마찬가지로 감귤유통조절명령제 실시와 생산자와 상인들의 자율적인 노력에 의한 비상품 출하 자제라고 평가했다.

도의회는 그러나 법정 도매시장과는 달리 재래시장(유사 도매시장)에는 여전히 비상품 감귤이 상품과 혼합 출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광주양동시장에서 제주 N청과조합에서 출하한 감귤 중 9번과를 8번과로 표시한 감귤을 적발했으며, 서부시장에서도 서귀포시 동홍동에서 출하한 감귤 중 8번과와 9번과를 혼합한 감귤이 유통되고 있음이 확인되는 등 이번 3일간 현장조사에서 3건의 불법유통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 그러나 재래시장과 노상에서는 여전히 비상품 감귤이 팔리고 있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점상에서는 상품에서부터 비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귤들이 판매되면서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내 중간상인들로부터 “1번과와 9번과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공급해 줄 수 있다”는 제의를 받고 있다는 현지 상인들이 이야기도 공개했다.

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회는 2005년산 감귤가격 유지대책으로 유통의 첫 출발지인 도내 선과장을 정비해 ‘집안 단속’부터 철저를 기하고, 현재 항만에서 이미 컨테이너에 실린 감귤을 개봉해 검사하는 것 보다는 선과장에서 컨테이너에 적재되기 이전에 검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또 올해 간벌계획 4000ha는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비상품 유통경로 파악과 함께 상습적인 유통자들은 별도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감귤유통조절명령제를 더욱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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