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잘못 부끄러워 안하는 게 문제…제주 ‘약속의 땅’이 되기를 바란다” 축하

▲ 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 서명한 후 김태환 지사에게 전해주는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 열리는 제주4.3 57주기 위령제 참석을 적극 고려해 보겠다고 말해 제주4.3에 대해 제주도민과 4.3유족에게 대통령이 공식 사과한지 1년 5개월만에 정부 통수권자의 참석이 현실화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오전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 서명식 직후 김태환 지사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가진 환담 자리에서 “4.3 위령제 참석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성찬 제주4.3유족회장이 4·3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에 대해서 감사를 표하면서 올해 열리는 4·3 위령제에 참석해 줄 것을 건의한데 대해 “일단 일정이나 여러 가지 검토를 해 보고 참석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려를 해 보겠다”고 말했다.

"과거의 잘못 사과하고 위로하는 일 아무리 많이 해도 과하지 않다"

노 대통령은 또 이성찬 회장이 4·3에 대한 정부의 사과에 감사를 표한 것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최근, 아마 어제 일 것 같은데 방송 뉴스를 보니까 독일의 슈뢰더 수상이 아우슈비츠에 찾아가서 다시 사과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한 후 “60년전의 일을 다시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정신은 우리 인류사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잘못을 사과하고 위로하는 일은 아무리 많이 해도 과하지 않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가 과거 잘못을 사과하는 것에 대해서 인색했던 것이 사실 아닌지 한번 돌아보게 된다”면서 “과거의 잘못이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것이 심각한 것 아니냐.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데 인색한 것은 새로운 신뢰를 구축하는데 큰 장애가 된다”고 말해 노 대통령 자신이 제주4.3에 대해 사과의 의미를 되새겼다. 

노 대통령은 이어 “4·3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위로를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가겠다” 며 제주4.3에 대한 대통령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 세계평화의 섬 지정을 축하하며 올 4.3위령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는  4.3항쟁의 역사적 아픔딛고 진실과 화해로 극복한 모범지역" 치하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이 자리에 오지 않은 제주도민 여러분께도 축하한다. 소망하시는 일 이뤄가는 과정에서 또 하나의 디딤돌을 보탰고 이를 통해 더 살기 좋고 사람들이 보람을 실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약속이 땅이 되길 바란다”며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도민들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 된 것은 제주도민들의 간절한 염원도 있었지만 그만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한 후 “삼무의 평화정신을 가꿔온 역사가 있고 4.3항쟁이라는 역사적인 아픔을 딛고 과거사 정리의 보편적 기준인 진실과 화해로서 극복한 모범지역이기 때문”이라며 제주도민들을 재차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도민들이 평화를 간절히 염원했고 아픈 역사 때문에도 평화를 원했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조건을 갖췄다”면서 “이처럼 조건이 좋고 뜻이 함께 모이면 반드시 이뤄지고 제주도는 꼭 성공할 것이다”며 평화의 섬 앞날을 축하했다.

▲ 역사적인 평화의 섬 지정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제주는 바라만 봐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곳" 극찬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제주도가 동북아 평화기지, 거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제한 후 “국제평화센터, 동북아 평화연구소, 평화포럼, 4.3평화공원이 꼭 성공하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평화의 섬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 세계의 평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 한국과 한국민이 앞장서 이를 선도해 나가는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제주도는 바라만 봐도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곳”이라며 “제주도의 생긴 모습이 바라보는 사람이 볼 때 평화롭게 다가온다”며 제주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김태환 도지사는 노 대통령 인사말에 대한 감사의 인사말을 통해 “1991년 15년전 한·소 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7월 한·일정상회담 등 4차례의 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렸었다”고 소개하고는 “정부가 꾸준히 평화의 섬 지정을 위해 노력해왔고 제주도도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오늘과 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김 지사는 이어 “오늘은 역사적인 날로 대통령께 100만 도내·외 도민을 대표해 감사하며 도민과 함께 축하하고자 한다”며 “정부의 배려에 조금도 훼손되지 않도록 도의 역량을 강화해 평화의 섬,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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