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훈 서장 브리핑, 가혹행위 못 이겨 ‘탈영·음독’ 사실은 인정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부대를 이탈한 신병의 탈영과 음독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제주해경이 결국 부대탈영과 가혹행위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해경은 “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적은 없었으며, 문 이병의 장래를 위한 조치였다”고  언론에 거짓 발표한 사실을 해명해 이번 사건을 여전히 축소하려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문 이병 탈영직후 사건자체를 부인했던 해경은 문 이병이 음독했고 병원에 입원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추가로 폭로되자 김수훈 제주해양경찰서장이 28일 오전2시 기자브리핑을 갖고 문 이병의 탈영과 음독사실을 시인했다.

기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어쩔 수 없이 브리핑을 한 김 서장은 “지난해 11월 입대해 제주개형 예인정(T-05)에 근무 중인 문 이경이 고참의 얼차려 등 괴롭힘으로 26일 오전7시 근무지를 무단이탈했다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 서장은 “문 이병은 부대 이탈 후 제주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으며 부모의 설득과 ‘자식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는 꾸중과 함께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부탁한다’는 부탁을 받고 부모와 함께 문 이병을 이날 낮12시30분에 부대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문 이병의 음독사실에 대해 김 서장은 “문 이병이 부대 복귀한 후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해 조사하기 직전 ”감기약을 조금 먹었는데 배가 아프고 통증이 있다“며 통증을 호소해 제주중앙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했으며, 병원으로 이동도중 ”부대 복귀 중 집에서 감기약 30알을 먹었다‘고 밝힘에 따라 즉시 위세척과 함께 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동의를 얻어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문 이병 아버지로부터 “부대에 복귀해도 좋다”는 양해를 얻어 27일 오후3시경 복귀했으나 다시 두통을 호소함에 따라 병원에 재입원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서장은 가혹행위 및 근무지 이탈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서장은 “문 이병의 아버지로부터 ‘자식이 구타를 많이 당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들이 장래를 위해 제발 이번 일이 조용히 끝낼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아 언론에 비공개 했다”면서 “그러나 해양경찰청에는 보고해 현재 해양경찰청 감찰반의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혀 사건 발생자체를 부인하려 했던 책임을 문 이병 측에 돌렸다.

김 서장은 또 언론보도이후 거짓 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서는 “해경이 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며, 군 입대 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문 이경이 언론에 집중 보도돼 앞으로 행동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또 정신적인 안정을 찾기 위한 문 이경의 장래를 위한 조치였다”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