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체계 문제 있으면 응분 조치"…경비함 정장 직위해제, 선임병 형사처리

▲ 해양경찰청 최원이 경비구난국장이 문 이경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제주CBS 제공>
제주해양경찰서가 선임자의 구타와 기합 등 가혹행위로 근무지를 이탈했던 전투경찰순경인 문모 이경을 철저하게 은폐하려고 했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제주해경은 문 이경의 근무지 이탈과 음독 자살 시도 과정에서도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양경찰청은 '문 이경 근무지 이탈 및 음독 자살'과 관련, 은폐 의혹으로 파문이 확산되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해경 최원이 경비구난국장(경무관)은 이날 12시30분 제주지역 기자들과 오찬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는데 자꾸 막으려고 해서 문제가 커졌다"며 "최근 '인분 파문'으로 인해 전국민으로부터 군 문제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해 더욱 더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우리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었다"며 "차후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시 한번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국장은 의혹을 풀기위해 문 이경이 최초로 해양경찰청 인터넷에 띄운 원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최 국장의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해경은 문 이경 사건을 철저하게 은폐하려 했고, 보고체계도 엉망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문 이경은 지난 26일 오전 7시 선임병의 가혹행위로 근무지를 이탈했고, 해경 인터넷에 '가혹행위'를 폭로했다.

그로부터 5시간이 지난 후인 12시30분께 문 이경은 부모님과 해경의 설득으로 부대에 복귀했지만, 보복의 두려움으로 복귀전 감기약 등 30알 정도 섭취했다.

결국 문 이경은 복통을 호소 4시20분께 제주시 중앙병원으로 이송됐고, 병원에서 위세척을 받고 입원했다.

사정이 이런대도 해경은 문 이경의 근무지 이탈을 사실을 부인했고, 심지어는 거짓 보도자료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해경은 27일부터 문 이경의 근무지 이탈 사실을 인정했지만 '현재는 근무중'이라고 또 다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이 과정에서 직속 상관인 서장에게까지 '음독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 해양경찰청에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문 이경 사건을 숨긴 이유에 대해 김수훈 서장은 "전날 문 이경의 부모가 면회를 왔었고, 24시간 이내에 부대에 복귀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문 이경이 약물을 복용한 것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최 국장은 "감찰 결과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다면 실무자들에게 응분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오늘 감찰반외에 전경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점검반이 내려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국장은 "우선 문 이경의 직속상관인 T-05정의 정장 이모(52) 경사를 직위해제했다"며 "가혹행위를 한 홍모 상경에 대해서도 형사입건해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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