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연, 제주 고사리축제에 초대합니다
벚꽃과 유채꽃말고도 우리 가족을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지난 가을 하얀 억새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제주의 들녘에 요즘은 고사리 새싹이 돋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어린 고사리는 우리 집 식탁으로 초록빛 봄을 나르는 전령입니다.
빌렛고사린 베짝베짝
엉에고사린 총각 고사리
- 좌혜경의 <제주전승동요>에서
과거 어린이들이 고사리를 소재로 부르던 동요입니다. 수월봉에서 나는 고사리는 뭉클뭉클한데, 자갈밭에 나는 고사리는 가늘고 길쭉하다는 뜻입니다. 제주 아이들이 오래전부터 동요의 소재로 삼을 만큼 고사리는 우리들에게 친근한 봄나물입니다.
양치식물은 꽃이 피는 식물들과는 달리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들 중 선태류(이끼류)와 달리 줄기가 발달한 식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양치식물은 유성생식을 하는 배우자세대와 무성생식을 하는 포자체세대가 순차적으로 반복되는데, 이를 세대교번이라고 합니다. 생식상으로도 꽃이 피는 식물과 이끼의 생식을 절충한 방법을 따릅니다.
고사리의 경우 우리가 보는 것은 포자체의 모습입니다. 다 자란 고사리의 잎 뒷면 가장자리에 포자낭군이 생기고, 그 포자낭에서 감수분열을 통해 포자가 형성됩니다. 그리고 이 포자가 땅에 떨어져서 폭이 1cm 미만인 하트 모양의 배우체를 만듭니다.
배우체는 난자와 정자를 만들고 이들이 결합하여 접합자를 형성합니다. 이 접합자가 발아한 것이 포자체입니다. 우리가 식용으로 사용하는 어린 고사리는 접합자에서 발아한 어린 포자체입니다.
고사리는 뿌리는 땅속에 있고, 햇빛을 많이 받으면 새순이 땅 위로 올라옵니다. 고사리의 새순이 올라올 때 꼭대기에 잎이 둥글게 뭉쳐진 모양을 하는데, 이를 고사리밥이라고 합니다. 고사리밥이 펴지기 전에 채취해야 고사리가 연하고 맛있습니다.
고사리 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잎이 여러 단계로 나누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큰 단위를 우편, 그 다음이 소우편, 가장 작은 단위를 열편이라 부릅니다.
고사리의 뿌리는 땅 속에 있으며, 원뿌리와 곁뿌리가 구별되지 않은 수염뿌리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고사리를 캘 때 고사리밥이 있는 어린 고사리를 캐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먹을 수 없는 다자란 고사리를 뿌리 채 뽑고 관찰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입니다.
축제에는 고사리 꺾기대회, 고사리 요리 경연대회, 고사리 장사 씨름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되고, 직거래 장터도 열립니다. 고사리 골든벨 대회도 있다고 하니 이 기사에 들어있는 고사리 관련 상식을 익히고 가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덧붙이는 글 | 자세한 사항은 서귀포시 남원읍사무소 064-760-4115 로 문의바랍니다.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돼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