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후보 겨냥 논평 “정치에 휘둘려선 안돼”…당사자 “한나라당 정치 쟁점화 중단해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공모가 28일 마감된 가운데 한나라당 제주도당이 특정응모자를 겨냥해 ‘정치적 배려’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29일 논평을 내고 “개발센터 이사장이 정치적 배려에 의한 낙하산 인사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은 채 “자유도시개발센터는 출범이후 7대 선도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들 모두가 지역주민과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어 새로운 이사장은 국제적인 감각과 경제마인드를 갖추고, 특히 경제부처와 협력관계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전제한 후 “이 중차대한 시기에 선임되는 개발센터 이사장은 정치성이 배제돼야 한다”며 “중앙정부에 의한 나눠 먹기식 낙하산 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제주도민의 기대에 부응해 제주개발에 꼭 필요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추천해 주기를 바란다”며 “개발센터 이사장 인사까지 중앙정치에 의해 휘둘린다면 제주개발의 미래는 암담할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날 논평을 낸 것은 28일 마감한 개발센터 이사장 공개모집 응시자 중 여당 정치인이 포함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두 9명이 지원서를 제출한 이사장 응모에 제주출신은 4명이 포함됐으며, 이 중에 한 명이 열린우리당 출신이 끼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아직 응모한 사실만 확인될 뿐 그 인사가 후보자로 결정된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 이름을 거명할 수는 없으나 지역사회에서 그 인사가 여권의 지원에 의해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제주개발의 중책을 맡고 있는 개발센터 이사장 자리까지 정치적 배려에 의해 낙하산으로 임명될 경우 개발센터는 정치적 논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많은 도민들이 그 인사가 차기 선거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다면 그는 선거를 앞둬 개발센터 이사장자리를 이용하겠다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나라당이 지목하고 있는 특정인사의 한 측근은 “제주의 발전을 위해 일해 보겠다는 신념으로 공모에 응한 것은 사실이나 한나라당이 이를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인사는 “응시를 했다고 이사장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한나라당이 ‘정치적 배려’운운하며 논평을 낸 자체가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추천위원회에 정치적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면서 “한나라당이 앞서 개발센터를 정치적 논쟁으로 몰아가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측근은 이어 “임기 3년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그에 따른 심사를 받으면 되는 것이니, 누가 선거에 나간다 안나간다가 이미 예단하는 게 우습다”면서 “제주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순수한 취지를 그렇게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발센터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응시자를 대상으로 31일 서류심사를 거치고 2월 중순경 면접심사를 실시해 이사장 후보자를 복수로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됐으며, 이중 4명이 제주출신이다.

이사회는 복수 후보자를 임명권자인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이사장 임명을 요청해 2월 말경 제3대 제주개발센터 이사장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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