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2학년 최정윤이라고 합니다. 저는 저희 동생 이야기를 통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힘들지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동생이 3명 있습니다. 첫째동생은 고등학생이고, 둘째동생은 중학생이며 막내동생은 초등학생입니다. 저희 집은 그래서 초, 중, 고, 대 학생들을 모두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형편에 저희 엄마 아빠는 힘들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지금 저는 저의 첫 번째 동생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 첫 번째 동생은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동생이 청각 장애인이라는 것이 너무 싫고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종종 저는 가족 관계를 말할 때 첫 번째 동생의 존재는 말하지 않고 동생이 두 명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땐 동생을 창피해 했는지 어리석었던 것 같습니다. 커 가면서 동생에 대한 언니라는 책임감이 생겼고 초등학교 때 어디서 동생이 맞거나 놀림을 받을 때면 제가 오히려 속상해서 덤벼들고 싸웠던 기억이 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 동생은 태권도를 배웠고 조금은 여성적인 저와는 정 반대로 남성적인 아이로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우리 둘이 싸울 때면 집 유리창 까지 부숴버릴 정도로 심하게 싸웠습니다. 저는 다른 집과 비교가 되었고 바로 아래 동생과 사이좋게 옷도 같이 입고 대화도 잘 통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었습니다. 저는 동생이 남성적이어서 같이 입을 옷도 없었을 뿐더러 말 못하는 동생과는 대화를 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제동생도 중학생이 되고나서는 서로 간섭하는 일이 적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동생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제동생은 평범한 중학생이 아닌 청각 장애를 가진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공부 말고 다른 분야에 도전을 많이 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제과제빵 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더니 당당히 제빵 자격증을 땄고, 우리 집 큰 행사에는 항상 동생이 케이크를 만들어 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여러 컴퓨터 대회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정보 검색대회 등 서울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해 우리 집 컴퓨터와 프린터 스캐너 등 집안의 온갖 살림거리를 동생이 대회에서 받아왔습니다. 세 번째는 큐브 대회입니다.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큐브 대회에서 내 동생은 당당히 제주도 2위를 차지하고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동생 제일 자랑할 만한 거리는 태권도입니다. 어렸을 땐 내동생이 여자인데 태권도를 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여성스럽게 커주길 바랬지만 동생은 계속 태권도를 했고 하면 얼마나 할까라는 예상을 깨고 내동생은 당당히 장애인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되었습니다. 우리가족은 너무나 기뻤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았던 그저 힘없는 청각장애인으로 남을 줄 알았던 동생이 자기가 하고 싶은것에 도전하고 열정을 다하여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하고 국가대표가 되던 날 우리가족은 그동안의 힘듦은 다 잊고 모두가 기뻐하였습니다.

지금 내동생은 고3입니다. 하지만 다른 대한민국 고3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항상 제가 학교갈 때면 도시락을 싸주곤 합니다. 그런 동생이 어딧냐며 사람들은 칭찬하곤 합니다. 한때 창피하고 싫었던 동생이 지금은 이렇게 자랑스럽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제 동생의 변화와 노력을 바라보며 저희 가족은 항상 격려해주고 힘을 얻습니다.

저희 가족은 한명 한명을 보면 아무 보잘 것 없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한사람을 위해 힘을 주고 위해주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정말 위대하고 큰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하나 되는 가족이 되길 소망합니다.

<제주시 삼도2동 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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