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연구원, 미분양주택 1959세대…‘과잉공급·경제침체’가 주 원인

2003년부터 지난 2년 동안 제주에서 지어진 공동주택 다섯 곳 중 한군데는 아직도 분양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이 1일 발표한 ‘미분양공동주택 해결방안’ 연구자료에 따르면 도내에서 2003~2004년 2년 사이에 준공한 공동주택은 다세대 3537세대, 연립주택 876세대, 아파트 2333세대, 그리고 주상복합 1780세대 등 모두 8562세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중 임대와 전세를 포함해 분양된 공동주택은 다세대 2691세대, 연립 710세대,아파트 1923세대, 주상복합 1243세대 등 6567세대에 그쳐 77%만 분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세대 846세대, 연립 166세대, 아파트 410세대, 그리고 주상복합 537세대 등 총 1959세대(23%)는 분양되지 않아 지난 2년간 지어진 공동주택 다섯 세대 중 최소 한 세대는 아직까지 미분양된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률은 주상복합이 30.3%로 가장 높았으며, 다세대 23.0%, 연립 19.0%, 아파트 17.6%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제주지역의 연간 주택수요가 5000~6000세대인데 반해 지난 2002년에 정상수요보다 갑절이나 많은 1만949세대 공급된데 이어 2003년에는 9133세대가 한꺼번에 공급돼 공급 과잉을 빚은 게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1가구당 주차공간 확보량이 0.7대에서 1대로 늘어나는 주차장법 개정을 앞둬 주택업체들이 한꺼번에 공동주택을 건설하면서 과잉공급을 초래한 것으로, 지금까지는 지속적인 경제호황에 힘입어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됐으나 2003년 이후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동산투기 억제정책으로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발전연구원은 미분양의 원인으로 주택건설업체의 영세성과 입지선정, 설계와 평형·가격 구조의 문제점, 마케팅 전략 부족 등을 내적 요인으로 지적하는 한편, 외적요인으로는 주택경기 침체 등 시장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전연구원은 특히 제주도민의 78.7%가 단독주택을 선호하고, 16.0%는 아파트, 그리고 5%만이 연립이나 다세대를 선호한자는 점에서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의 미분양은 사전에 예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민의 56.9%가 결혼 후 5~20년에 주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택수요층은 자녀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을 선호하고 있으나 주택건설업체는 이 같은 선호도를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발전연구원의 이번 조사에서도 미분양율이 높은 다세대 주택인 경우 54.8%가 19~25평이었으며, 연립주택은 73.9%, 주상복합은 81.7%가 이 평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 미분양 공동주택의 65.5%가 12~25평형 이라는 점은 수요자들의 선호도를 파악하지 못한 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분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내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 브랜드를 유도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30평형 주택을 건설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그리고 구매력 향상을 염두에 둔 맞춤설계에 주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미분양 주택의 양산은 지역적으로 커다란 사회적 비용으로 남게 되며, 해당 업체인 경우 자금 유동성 부족으로 사업악화를 초래해 부도의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건설관연 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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