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남원읍 지역특화담당부서 정상림 ⓒ제주의소리
남원읍에 위치한 남원2리는 인구 1,000명이 안되는 자그마한 마을로써 제주의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감귤을 주 소득원으로 하고 그 외에 한라봉, 비가림, 키위, 망고 등을 재배하는 제주에서는 흔하디 흔한 농촌 마을이다.

하지만 2009년 평범한 남원2리에서 새로운 문화의 싹이 돋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왠지 파리와 오버랩 되는 듯한 느낌이 있다.

몽마르뜨(moncmart)언덕, 콩코르드(concorde)광장, 센(seine) 강

에펠탑 하나로 연 3,000만명이 넘게 찾아오는 세계 1위 관광대국 칭호와 함께 세계 4대 도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 관광지로 평범한 일반 시민이라면 몇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지명이다.

콩코르드 광장은 정식 축구장 2개 크기의 광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공원이나 대규모 주차장 정도의 면적을 간단한 볼 것들의 설치로 명소가 되었으며, 예술을 토론한다는 몽마르뜨 언덕은 제주의 뒷동산 보통 오름보다 낮은 표고 130m밖에 안된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센강 또한 한강보다 200km정도 길긴하나, 그 폭과 한강의 유입하천을 고려한다면 한강에 못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어떤 마법으로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들을 특화된 명품으로 만들었을까?
딱 이것만이 답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자신들이 가진 것을 대중들과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문화로 특화시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평범한 아이템에서 출발했지만 자기 나름의 문화를 유지한 채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게 그 답인 것 같다.

그런 파리를 닮은 곳이 제주에 있다.
어느 누구하나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특출나게 뛰어난 재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자신들이 해낼 수 있는 문화를 대중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드는 남원2리가 그곳이다.

꼼꼼하지 못한 관광지도나 딱딱해 보이는 약도를 들고 이곳을 경유·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보기쉽고 눈에 익은 그림들로 마을 곳곳을 그려넣어 제주에서 최초로 그림지도마을이라는 호칭을 얻어내고
늘상 5월 이때 쯤이면 농촌 길거리에서 만발하는 감귤 꽃을 활용해 마을 주민 및 방문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하는 곳, 자신의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고 알리려는 남원2리가 그곳이다.
그곳 남원2리에서 제3회 감귤 꽃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가 오는 9일 18시에 남원2리 마을운동장에서 열린다.

화려한 축제는 아니지만 “ 감귤 꽃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는 7080밴드, 클라리넷합주, 풍물패, 여성합창단, 유치원합창단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족단위로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프로를 마련하였고, 부대행사로 감귤 꽃 만발한 돌담길 걷기, 백량금 군락지 산책 등 남원2리 자연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비록 남원2리 “제3회 감귤 꽃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음악회”는 마을주민 스스로에 의해 계획되고, 진행되기 때문에 여타의 프로 행사 대행업체보다 어수선하고 진행과정에 시행 착오를 겪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작은 미미할지 모르나 프랑스 파리를 뛰어넘는 창대한 앞날을 위하여 남원2리 마을회에 쉼없이 전진하라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자연과 어울려 자연에 취하고 싶은 사람, 마냥 걷거나 음악회에서 음악을 듣는 것에 왠지 허전함을 느끼는 분들께는 남원2리 감귤 꽃 향기와 함께하는 작은음악회에 참여해보시라 적극 권하고 싶다. / 서귀포시 남원읍 지역특화담당부서 정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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