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참 따뜻합니다.
그러나 내안에 가슴은  헝하니 비어있어 춥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버지
86세 나이로 오셨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하고  부를 때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나를 찡하게 만듭니다.
아버지의 인생을 바라보면서 참 서럽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나의 아버지는 참으로 멋진 삶을 사셨다는 깨달음이 오네요.……

10살에 할아버지를 여의시고 일본징용에 끌려가 노역하시다가 돌아와서는 가족들을 책임지셨던 아버지
 본인의 가족들보다 여러 친척들을 돌봐주셔서 어머니와 날마다 싸움으로 보냈던 날들을 기억하면서 왜 우리 아버지는 저렇게 사셔야 하는지 답답하고 밉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본인은 학력을 갖고 있지 못하시면 서도 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공부시키고, 장가보내고, 취직 시켜주시고 모든 삶을 도와주셨지만 무슨 연유였는지는 모르지만 동생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셨던 아버지
지금 나보고 그렇게 살라 하면 절대 그럴 수 없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희생하면서 사셨습니다.
자식들에게 꾸지람도 없어 버릇없이 함부로 아버지를 생각한 적도 있지만 지금 내 나이 마흔을 넘겨 생각해보면 참 아버지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이 죄스럽게 느껴집니다.

병원에 계실 때 내가 아버지 고맙다고 키워줘서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 하니깐 아버지는 당연한 것을 고맙다는 말을 한다는 모습으로 쳐다보셨던 아버지.
일요일 아버지를 뵈러 병원에 갔는데 아버지가 던지는 한마디“예배당 다녀 완다”라는 그 말씀이 내겐 마지막 한마디입니다.

아버지 사랑하고 자식이 이렇게 감사해 한다는 말을 좀 더 많이 해주지 못해서 마음이 저러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내가 아버지 자식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먼저 간 두경이 오빠와 만나서 함께 계시죠!
보고파하던 큰아들 만나서 좋죠!
그래요 아버지
거기서 평안을 맛보며 계세요 먼 훗날 아버지 따라 저희들도 갈게요.

따뜻한 봄날 가슴시린 막내 딸이

(좌영자 제주시 화북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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