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숲길 1] 치유와 명상의 숲 '사려니 숲길'

 

▲ '월든' 숲길 치유와 명상의 숲 ⓒ 김강임
 

'사려니 숲길' 15km 길트기

현대인들의 겪는 스트레스는 다양합니다. 열 받는 일이 많다보니 그 스트레스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만병의 근원이 되는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2009년 5월 17일, 제주시 비자림로 사려니 숲길 들머리는 시끌벅쩍 했습니다. 평소 조용하던 숲속에는 조촐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이날은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15km '사려니 숲길'이 열리는 날입니다. 사려니 숲길  길트기가 시작된 셈이지요.

▲ 사려니 숲길 길트기 사려니 숲길 길트기 ⓒ 김강임

 

▲ 신록 우거진 숲길 숲길 ⓒ 김강임
 

 

▲ 가족끼리 걷는 숲길 숲길 ⓒ 김강임
 

피톤치드 방출하는 명상 치유의 숲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비자림로에 있는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부터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임도 15Km 길입니다. 사려니 숲길의 프리미엄은 피톤치드가 방출된다는 것입니다. 피톤치드는 아무런 부작용 없이 항생제처럼 인간의 신체로 흡수되어 적절한 피부자극과 피부염증을 방지하고, 소염 소독작용과 신경안정은 물론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주지요.

특히 스트레스를 완화 시켜주고 불면증을 개선시켜주는 것이 피톤치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피톤치드가 다량으로 방출되는 곳이 바로 사려니 숲길입니다.

오전 10시, 사려니 숲길을 3명의 지인과 함께 걸었습니다. 비가 개인 아침 숲길은 참으로 깨끗했습니다. 신록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삼나무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습지식물들이 눈을 비비고 아침을 열더군요. 숲속의 아침은 지저귀는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 참꽃 피는 소리로 왁자지껄했습니다.

해발 600m에 위치한 사려니 숲길, 인간이 생활하는데 최적의 위치가 바로 사려니 숲길입니다. 그렇다보니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질 수밖에요. 심장의 박동소리도 호흡도 빨라졌습니다. 다소 흥분된 기분이었다고 할까요.

 

▲ 참꽃나무 신록에 수를 놓은 참꽃나무 ⓒ 김강임
 
▲ 천미천 '세월' 일명 배고픈 다리 숲길 ⓒ 김강임
 

초록의 숲에 참꽃 수 놓아

출발한 지 40분 정도 지났을까요. 천미천 계곡입니다. 계곡을 가득 메운 동글 넓적한 돌 위에 햇살이 내려앉았습니다. 천미천을 가로지르는 숲길은 '세월'을 건너야 합니다. 일명' 배고픈 다리'라고도 하는 '세월'은 정말이지 배가 고픈 듯 계곡 아래로 질펀하게 내려앉았습니다. 계곡 아래에도 신록이 우거졌습니다.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 1.5Km,  참꽃나무 숲에 도착했습니다. 척박한 땅과  바위틈에서 자라 꽃을 피우는 참꽃은 초록빛 숲에 수를 놓은 것 같습니다. 5월에 피어나는 참꽃은 '제주인의 꽃'이라 하지요. 척박한 땅을 일구고 살아가는 제주인의 의지를 닮아서일까요. 이 때문에 인내의 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 '숲에 강 놀게' 숲 Dream ⓒ 김강임
 

 

▲ 물찻오름 입구 물찻오름은 오름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다 ⓒ 김강임
 

숲의 향기 느끼며 '숲에 강 놀게'

서어나무와 단풍나무 이파리 사이로 한줄기 빛이 내립니다. 참꽃나무 숲에서 3km를 걸었더니 서어나무 줄기에 '숲에 강 놀게' 라는 이름표가 불어 있었습니다. 제주어로 표시한 '숲에 강 놀게' 라는 표현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숲에 강 놀게'라는 말은 '숲에 가서 놀자'라는 말이지요. 놀이 문화가 다양한 요즘 아이들에게 '숲에 가서 놀자' 라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인터넷과 게임에 의존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사려니 숲이야 말로 치유의 숲이 아닌가 싶습니다. 푸른 이파리 한들거리는 숲의 맛을 알면 그 의미가 새롭겠지요. 

사려니 숲을 걷다보면 그럴싸한 정자가 몇 채 있습니다. 숲과 정자, 그 정자는 나그네의 다리를 쉬게 합니다. 찌든 마음을 여유롭게 하기도 하지요. 비로소 등이 후끈거리더니 이마에 땀방울이 흐릅니다.

 

▲ '월든' 치유와 명상의 숲 ⓒ 김강임

  
 

▲ 정자 숲길 중간에 정자가 세워져 있다. ⓒ 김강임

'월든'에서  명상 치유로 스트레스 해소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 6km, 사려니 숲길의 최고인 치유와 명상의 숲  '월든'에 도착했습니다. 이쯤해서 여유를 부려했더니 제주의 곶자왈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지천에  피어 있더군요. 고사리과의 양치식물과 화산의 터에서 뒹구는 돌멩이는 곶자왈의 보물입니다. 상생하고 공생하며 더불어 가는 숲, 모든 사람들이 숲처럼 더불어 살아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치유와 명상의 숲'에는 산책로가 이어졌습니다. 검은 흙길과 자갈길, 그리고 시멘트 길을 걸었던 여행자들에게 '월든'의 산책는 발바닥에  온기를 제공했습니다. 하늘을 뒤덮은 단풍나무와 서어나무, 때죽나무와 산딸나무, 졸참나무애서 뿜어대는 숲의 향기는 일상에서 찌들었던 스트레스까지 빼앗아 가더군요.

폭이 2m 정도 되는 산책로 옆에는 좀비비추와 풀솜대, 으름난초, 새우난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었습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푸르디푸른 숲, 그 사잇길을 걷는 재미가 참으로 쏠쏠했습니다.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 치유와 명상의 숲까지는 6km, 평소 자동차에만 의존하며 살아왔던 간세다리에게 6km는 먼길이었지만  왜 그렇게 발걸음이 가벼웠던지요. 아마 그것은 사려니 숲에서 방출한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마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숲의 향기에 취했다고나 할까요.

지천에 깔린 꽃과 나무는 명상의 세계로 초대했습니다. 더욱이 숲길을 걸으며 에너지를 발산하니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홀가분해 질 수밖에요. '월든'에서 사려니 오름까지는 8km, 남은 8km 길을 걷기 위해 잠시 '치유와 명상의 숲'에서휴식을 취했습니다. 산책로가 끝나가는 정자에 앉아서 먹는 김밥과 커피는 꿀맛이었습니다.

사려니 숲길걷기 안내

■ 기간 및 장소
○ 2009년 5월 17일(일) ~ 5월 31일(일) ※15일간○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서 사려니오름간 임도 15   ㎞ 구간

■ 코스운영
○ 출발지 : 비자림로 물찻오름 입구
○도착지 : 사려니오름(소요예상시간 : 4~5시간)
 -제1코스 : 비자림로~사려니오름 완주코스15㎞
 -제2코스 : 비자림로~붉은오름 8.8㎞ 
 -제3코스 : 비자림로~성판악 7㎞ 
 -제4코스 : 비자림로~물찻오름 입구 왕복 8㎞
○출발지에서 제1코스 참가자는 낮 12시 이후 통제○ 필요시 도시락 지참(식사 가능장소 3~4곳 지정)

■ 탐방객 접근방법
○ 주말(휴일)과 평일로 나눠 실시
 -평일 : 도착지에서 회수차량 운행(오후 13시부 터  6시까지 1시간 간격)
-주말 : 셔틀버스는 출발지에 이용객 내려놓은 뒤 도착지에서 대기
○ 셔틀버스 운행계획(주말)
-제주시(종합경기장) : 오전 8:00, 8:20, 8:40, 9:00,  9:20, 9:40, 10:00, 10:30 (8회)
-서귀포시(월드컵경기장 → 1호광장(서귀시청정문 건너편)→경유 :오전 8:00, 9:00 (2회)
※셔틀버스 마지막 차량 사려니오름서 출발예정시간 : 오후 5:30

◇ 행사기간중 (17~31일)
○ 전문가와 함께 하는 숲길 걷기(주중 수시 진행)○산림문화전시관(서귀포시산림조합 오영옥 상무 010-7179-1829, 762-4544)
○ 산림테라피(주말·휴일 운영) - 태극기공, 암반욕, 숲 명상
○ 자연학습(사전예약제 운영) - 숲속의 아이들(유치원아 대상) 숲속의 인디언(초등학생 대상) "숲에 강 놀게"(중·고교생 대상)
○ 기타 부대행사 -목공예 창작교실(생태교육연구소) : 상시(대회본부)
       -(사)제주도 산악연맹에서-

▲ 사려니 숲길 사려니 숲길
ⓒ 김강임

   
*덧붙이는 글 - 2009년 5월 17일, 사려니 숲길 길트기가 시작됐습니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비자림로 사려니 숲 들머리에서부터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임도로 15km로 숲길이 장관이었습니다. <피톤치드 방출하는 숲에 강 놀게>와 <더불어 사는 숲, 제주도 최고령 삼나무>, <사려니 오름>등을 연재하겠습니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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